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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뚱보들 기펴기 시작했다/여성의류 표준치수 14로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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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뚱보들 기펴기 시작했다/여성의류 표준치수 14로 상향

입력
199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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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량·디럭스 패스트푸드 인기남성의 59%와 여성의 49%가 비만에 해당할 만큼, 과체중인 사람이 인구의 절반을 넘는 나라 미국은 사회분위기가 뚱보들을 양산해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즈지에 의하면 음식점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점점 대형화되고 상품홍보를 위해 많은 회사들이 각종 먹기대회를 주최하는 데다 웬만한 모임에서는 으레 차에 쿠키와 샌드위치를 공짜로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식 음식이 수입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빅걸프(Big Gulp) 용량이라는 이름으로 24시간 편의점에서 2000㏄가 넘는 콜라잔을 팔고 있지만 미국영화속에서는 날씬한 주인공들이 거대한 컵에 든 콜라를 거리낌없이 마시고 1㎏이 넘는 스테이크를 먹는 장면도 자주 묘사된다. 한편으로는 저칼로리음식과 운동을 권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비만을 조장하고 있는 국면이다.

비만이 조장되는 데에는 상업주의가 큰 몫을 했다. 주로 맵시나는 작은 사이즈의 옷만을 제작, 여성에게 다이어트 의지를 불어넣던 패션디자이너들은 이제 비만에 관대해지고 있다. 미국여성들이 좋아하는 엘렌 트레이시 지아니 베르사체 같은 디자이너들은 앞다투어 초대형사이즈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메이시 등 유명백화점들은 비만여성을 위한 패션쇼를 개최한다. 미국여성 의류의 표준칫수는 이제 14가 되었다. 종전까지는 사이즈 14는 비만 초기단계 여성을 위한 사이즈였다.

음식점들은 잘 팔리는 데에만 착안, 점점 더 기름진 음식을 개발한다. 맥도널드는 빅사이즈의 디럭스햄버거를 내놓으며 피자헛은 피자에 넣는 치즈양을 계속 늘리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맛마저 기름진 것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꿔놓았다. 일리노이주의 마케팅조사기구 「NPD그룹」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맥도널드에서 샌드위치와 과일세트 대신 고칼로리의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치킨너겟 등을 더 찾는다. 사람들이 착각하도록 레스토랑의 음식량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

베스트 셀러 「마음껏 먹어라(EAT FAT)」를 펴낸 리처드 클라인 코넬대학 불어교수는 『점점 루벤스의 그림에서처럼 풍만한 여성이 흔한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 패션도 변할 것이다』라고 예측한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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