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측 공세 사측 방어자세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열린 한국 노동법 검토회의는 한국정부가 지난해 OECD의 가입조건으로 제시한 「국제기준에 부합되는 노동법 개정」약속의 이행여부를 검증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국제적인 관심속에 개최됐다.
OECD의 고용·노동·사회위원회(ELSA)가 연 이날 회의는 「회의」라기 보다는 사실상 한국의 노사대표 양측을 상대로 한 「청문회」였다. ELSA는 이날 OECD의 노조자문기구(TUAC), 사용자 자문기구(BIAC)와 각각 연석회의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 한국측 대표들을 참석시켜 집중적인 질문 공세를 폈다.
ELSA―TUAC 연석회의에는 노총의 노진귀씨, 민주노총의 정해숙씨 등이, ELSA―BIAC 연석회의에는 박웅서 삼성경제연구소장 등이 한국대표로 각각 참석했다. 한국의 노·사 양측대표들은 이날 회의에서 관련 국제단체 대표들의 「지원사격」을 받으며 신노동법을 반대 또는 지지하는 논리에 ELSA위원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 진땀을 뺐다.
TUAC과의 회의는 2시간여, BIAC과의 회의는 1시간10분동안 진행됐는데 ELSA위원들의 질문에 노조기구 대표들은 공세적으로 대응한 반면 사용자측은 다소 방어적 자세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TUAC측 대표들은 이날 회의에서 신노동법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주장하고 『이번 노동법은 OECD에 대한 신뢰와 권위를 실추시키는 것』이라며 OECD가 한국정부에 강경히 대응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까지 제출했다. 반면 BIAC측 대표들은 신노동법에 대해 구체적인 논평을 삼간채 『노동법 개정이 국제관행에 접근하기 위한 한국정부의 개혁노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IAC 회의에서는 복수노조 허용문제가 중점적으로 제기됐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이날 회의에서 노조자문기구와 사용자자문기구는 팔이 안으로 굽듯이 한국의 해당대표들을 지지했는데 노조자문기구가 직설화법으로 지지를 강력 표명한 반면 사용자자문기구는 은근하고 간접적인 방법을 택한 것으로 지적된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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