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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출판 ‘동문선’ 신성대 사장(책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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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출판 ‘동문선’ 신성대 사장(책동네)

입력
1997.0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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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팔려도 책다운 책 출간”/선원하다 84년 출판업/‘문예신서’ 100여권 내/분야별 전문사전 포부학술전문출판사인 동문선의 신성대(43) 사장은 「안팔리는 책」만들기를 고집하는 외곬 출판인이다. 84년 출판사를 인수한 후 13년동안 140여종의 책을 냈지만 장사가 된 책은 5종 안팎. 그는 뱃사람출신이다. 6년여의 선상생활을 청산하고 편집의 「편」자도 모르면서 출판에 뛰어들었다. 「출판하면 돈번다」는 귀얇은 소리에 집을 팔아 출판사를 냈지만 소설가 이외수씨의 이름을 파는 사기꾼에 속아 거덜이 났다. 그러나 그런 기연으로 이씨에게서 소설 「말더듬이의 겨울수첩」을 얻어 30만부를 팔아 가까스로 재기했다. 이 책은 요즘도 한달에 1,500부씩 나가는 동문선의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88년 이씨가 대마초에 연루돼 「다 끝났다」고 했을때는 오히려 책을 내자고 자청, 「벽오금학도」로 히트를 쳐 신세를 갚는 등 끈끈한 인연까지 맺게 됐다.

신사장은 집 한칸 없는 신세에 생활비를 제대로 못대주는 「빵점」 가장이다. 그러나 일욕심이 많아 「문예신서」 100여권을 출간한데 이어 최근에는 「한전대계 시리즈」 첫째권인 「설원」을 출간했다. 「문예신서」는 종당 초판 1,000부를 찍지만 700여만원씩 손해를 봐 지금까지 7억여원의 적자를 낸 셈이다.

90년 국내 최초로 중국전문서점을 낼 때의 일화는 그의 출판관을 대변해준다. 국교정상화전이라 중국책의 수입이 여의치 않을 당시 2년여동안 홍콩을 오가며 씨름한 끝에 두트럭분에 달하는 3,000여권을 일일이 5㎏미만의 소포로 부쳐 서점을 낸 일은 유명하다. 결국 매달 200만원씩 적자가 쌓이고 중국전문서점이 많이 생겨 지난 연말 서점을 정리했다.

신사장의 올해 포부는 너무 커 무모할 정도이다. 「한전대계」의 본격 출간, 인문사회과학 학술계간지 창간, 동문선 총서 발간, 옥스포드문고 발간, 분야별 전문사전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꿈은 소박하다. 베스트셀러보다는 정말 좋은 책을 만드는 것이 소망이다.<여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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