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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골프관광(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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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골프관광(지평선)

입력
1997.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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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골프관광을 갔다온 어떤 분이 이런 말을 했다. 처음에는 골프채를 두고 갈까 하다가 이미 공직에서 물러났고 또 나쁜 짓한 일 없는데 굳이 숨길 필요도 없어 골프채를 메고 나갔는데 가서 보니 동남아 골프장에는 맨 한국사람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캐디들도 거의 필요한 한국말은 하고 있었다고 한다. 한국인 골프관광은 벌써 역사가 꽤 있고 숫자도 많다는 뜻이다. 과거에 한국으로 몰려오던 일본 골퍼들도 요즘은 값이 비싸 한국으로는 오지 않고 대신 한국 골퍼들이 일본 오사카 후쿠오카 등으로 골프투어를 나간다고 한다. 제주도에 가는 것보다 후쿠오카로 가는 것이 덜 비싸다는 것이다.아직 국내에서는 골프가 내놓고 하는 운동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문민정부 출범 후 김영삼 대통령이 골프운동을 중단했고 이어 공무원, 정부투자기관 임원들이 골프를 안하면서부터 이 운동이 어떤 의미에서는 숨어서 하는 운동으로 낙인찍히게 됐다. 문민정부 출범후 상당한 인사들, 때로는 각료회의에서까지 공무원 골프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변동이 없었다.

문민정부 출범후 미국전파매체에서 한국정부를 비꼬는 풍자 코미디를 즐겨 엮어낸 바 있었다. 돈많은 사람을 싫어하는 정부가 있는데 누구인지 아느냐라고 질문한 후 답이 코리아라고 하면 관중이 까르르 웃고 또 군인을 우습게 보는 정부가 있는데 누군지 아느냐고 해 역시 코리아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골프를 미워하는 정치인이 있는데 누군지 아느냐고 질문한 후 역시 코리안이라고 하면 박장대소하곤 했다.

문민정부의 말기가 되면서 이런 소재감들이 우리에게도 얼마나 웃기는 일들이었는지가 드러나고 있다. 처음부터 잘못된 설정이었거나 실효성 없는 정책이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동남아 골프관광붐이란 결국 국내에서 골프를 금기시하면 할수록 외국수입만 올려주고 있을 뿐 골프인구가 줄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워하고 금지하면서 세월을 보내다가 슬그머니 제자리로 돌아서기 보다는 개선책을 찾아 실행에 옮기는 것이 훨씬 요령있는 정치라는 것을 동남아 골프여행이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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