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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이미지/신재민 정치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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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이미지/신재민 정치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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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노동법 개정으로 한창 파업사태가 고조됐을 때의 일이다. 소위 「넥타이부대」로 불리는 화이트칼라층까지 파업에 대해 동정적 반응을 보이는 등 민심이 악화했을 때였다. 청와대도 예상치못했던 사태의 진전에 적지않이 당황했다. 각 수석비서실은 나름대로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사태분석을 하느라 바빴다.분석결과에 대해 한 고위당국자는 『단순히 노동법 문제만이 아니라 김영삼 대통령과 현정부에 대한 불만이 얽혀 일이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김대통령이 연두기자회견에서 너무 힘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인상을 준 것이 반발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비교적 솔직한 대답을 했다. 말을 좀 돌리기는 했지만 한마디로 『김대통령이 오만한 모습으로 비쳤다』는 것이었다.

사실 다분히 정서적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만하거나 건방지게 보이는 것을 대단히 싫어한다. 아무리 일을 잘하더라도 「건방지다」는 한마디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를 주변의 실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조금 과장하자면 「공부만 잘하는 모범생」보다는 「친화력있는 열등생」이 더 대접받는게 우리 현실이다. 그래서 청와대 참모들도 『부드러운 이미지로 대표됐던 김대통령이 어느새 「어깨에 힘 들어간 사람」으로 보이게 됐는가』라며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은 항상 근본적인데서 찾으면 별 틀림이 없다. 여러번 지적됐던 것이지만 「혼자 하는 개혁」은 성공하기 힘들다. 국민을 설득해서 협조를 구하고 또 국민의 동참속에 이루어지는 개혁만이 결실을 거둘 수 있다. 더욱이 노동관계법과 같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생방송중인 TV앞에 나와 홍보부족만을 탓할게 아니라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나았을 것이다. 아무리 정당한 개혁이라도 「내가 옳으니 나만 따라오라」는 식의 일처리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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