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채업계의 대부」였던 이상순(72) 일산실업 회장이 우리나라 간판급 시중은행인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등 5대 은행의 비상임이사에 동시에 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21일 알려졌다.이회장이 5대 시중은행의 비상임이사에 선임될 경우 올해부터 이들 은행의 경영을 관리·감독하고 은행장을 선출하는데 참여하게 된다.
지난해 개정된 은행법상 5대 은행의 이사회는 비상임이사 13명, 상임이사 12명 등 모두 25명으로 구성된다. 아직 시행세칙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비상임이사는 대주주대표 6명, 소액주주대표 4명, 금융전문가 3명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5대 은행의 대주주 가운데 지분이 대부분 4∼6위안에 드는 이회장은 대주주대표로 뽑힐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더구나 10대 그룹이나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는 비상임이사에 뽑힐 수 없어 이회장의 선임가능성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은행법상 한 사람이 여러 은행의 비상임이사에 선임될 수 있다. 이회장은 현재 동화은행의 비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이회장은 72년 「8·3사채동결」때 전국의 총사채신고액 3,600억원 가운데 400억원을 차지했던 「1세대 사채업계의 대부」. 당시 사채업계의 거물이던 단사천씨, 남상옥 전 타워호텔 회장 등과 함께 사채업계 3인방으로 불리웠으며 현대 삼성그룹 등 유수기업들 가운데 그의 돈을 빌려쓰지 않은 곳이 없었을 정도다.
금융계에선 현재 이회장의 재산이 1조원에 이르고 1,000억원의 현금동원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회장은 「8·3조치」이후 동료사채업자인 남 전회장이 신한투금을 세워 제도금융권으로 들어온 것과 달리 우성모방 우성타이어의 전신인 원풍모방 원풍타이어 등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단씨가 테헤란로 여의도 등의 부동산에 재산을 투자한 것과도 대조적이었다. 이회장은 80년대 중반 제조업을 모두 처분하고 재산을 주식 채권 등 현금자산으로 전환, 5대 은행의 주식을 은행당 100만∼200만주를 소유하고 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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