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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보화 아직 ‘걸음마 수준’(한국경제 활로를 뚫자: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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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정보화 아직 ‘걸음마 수준’(한국경제 활로를 뚫자:10)

입력
1997.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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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구축률 선진국 절반에 불과/EDI는 앞선 몇몇기업의 얘기/정보이용지표 대만과도 큰 격차/정보화만이 ‘고비용 저효율’ 해결우리 경제가 바닥을 헤매고 있는 것은 「고비용 저효율」로 요약되는 병약체질 때문이라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업정보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는 침체된 경제를 회생시킬 수 있는 여러 방안중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이 정보화이기 때문이다. 정보화의 효험은 이미 산업현장 곳곳에서 증명되고 있다. 국내에서 수출입업무를 하는 데 필요한 서류는 대략 30여가지. 신용장개설 통관에 필요한 서류는 전문가를 필요로할 만큼 방대하다. 소요되는 시간도 2주가 넘는다.

미국을 대표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 계열사인 GEIS사. 이 회사의 컨테이너, 화물추적서비스 및 전자문서결재(EDI)서비스는 전세계 2만5,000여업체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GEIS사 EDI를 통해 서류뭉치없이 2, 3일만에 수출입업무를 간단히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산업의 일인자인 일본의 산업정보화는 이제 생산단계를 뛰어넘어 물류 유통 등 경제 전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94년 일본 도쿄(동경) 기계부품유통상들이 도입한 부품유통 EDI는 일본 부품산업의 탁월한 경쟁력에 한 몫을 한다. 부품 수·발주업무를 통합하는 부품유통 전자문서거래(EDI)를 위해 이 단체는 280만점 부품에 코드를 부여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했다. 10년이상 베테랑종업원만이 할 수 있었던 업무가 이제는 신참 종업원의 몫이고 매상이나 재고오차로 생기는 잡무는 사라진지 오래다. 회원사 생산성이 무려 40%가까이 향상됐다는 게 이 단체의 진단.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기업들이 정보화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기업현장의 생산성향상과 비용절감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정보화라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룹내 모든 정보들을 물흐르듯 흘러다니게 해 모든 임직원들이 이를 공유, 설계도면 하나없이 자동차를 만들어내는 산업현장의 정보화는 기업체의 새로운 경쟁무기로 등장한지 오래다. 또 본사와 지방의 지사, 해외지사의 개념을 없애면서 기업 경영활동의 글로벌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도 바로 정보화의 혜택덕분이다.

하지만 국내 산업정보화의 현주소는 아직도 초보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보를 흘러다니게 하는 정보화의 기초, 근거리통신망(LAN)구축률은 기업당 46.7%로 90%대를 넘어선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기업은 10%에도 못미치고 있다.

기업정보화의 지표인 EDI도 몇 몇 기업만의 얘기다.

한국무역정보통신에 따르면 EDI이용기업은 95년말 2,825개에 불과, 절대다수의 기업들이 여전히 종이서류를 들고 수출입업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들어가면 사태의 심각성은 더욱 깊어진다. 80년대 국내 경제를 이끈 철강산업. 철강업의 정보화수준은 일본과 비교해볼 때 「열악」한 수준그대로다. 일본 철강업을 100으로 했을 때 국내 철강업계의 PC보급대수는 14.6%수준에 불과하다.

낙후된 정보화지표는 조선 섬유 기계 건설 등 다른 분야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인프라보다 더 큰 문제는 국내 기업의 정보이용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컴퓨터와 인터넷 데이터전송 데이터베이스활용 등 기업체의 정보이용현황을 나타내는 기업간 정보이용지표에서는 국내기업은 대만과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 싱가포르 등과는 10년이상 뒤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21세기 기업의 경쟁력은 누가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이용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단언한다.<김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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