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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끼리 뭉쳐 잘 나가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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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끼리 뭉쳐 잘 나가는 회사

입력
1997.0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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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서스 현민시스템 젊은기획 명필름…/창의력·친화력이 장점 승진 차별도 없어/결혼 등 높은 퇴직률 여성시각 편향이 약점사장에서부터 사환까지 여성이 직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사와 직장이 늘고 있다. 여성이 주도적인 직장은 대부분 정확성, 주도면밀함, 새로운 정보화사회에서 요구되는 종전과는 다른 창의력, 인간관계에 뛰어난 친화력 등 여성적인 특장점이 요구되는 홍보산업, 정보산업, 소비산업 부문과 관련되어 있다. 회사의 경우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다.

여성들이 뭉쳐 일하는 대표적인 회사는 홍보대행사 「엑서스」 「K.P.R」, 소프트웨어개발업체 「현민시스템」 「버추얼 아이오」, 영화기획사 「젊은기획」 「명필름」 등.

이들 여성회사에는 업무분담이나 승진에서 불평등이 없다. 통하는 얘기거리가 많고, 술자리에서 강권하는 동료가 없으며 사무실에서 옷차림이나 화장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 이들 여성사단이 내세우는 회사자랑은 남성중심의 직장문화 때문에 피곤한 다른 직장여성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홍보대행사 「엑서스」는 94년 설립되어 의류업체 「리바이스 코리아」, 외식업체 「토니로마스」 등 외국과 관련된 기업들의 국내홍보를 주로 대행하고 있다. 사장은 미국에서 변호사로 7년동안 활동했던 윤혜미(37)씨. 직원 16명 가운데 13명이 20∼30대의 젊은 여성들이다. 윤사장은 『사람을 많이 접촉하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상품을 홍보해야 하기 때문에 대인관계 능력과 창의성 면에서 남성보다 뛰어난 여성이 이 업종에 많이 지원하는 것같다』고 말한다. 홍보회사는 소비의 주체인 여성의 심리를 잘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여성이 일하는 것이 유리하기도 하다. 「메리트」, 「K.P.R」 등 다른 홍보대행사들도 여성직원이 60∼70%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텔 등 PC통신에 「go baby」 「go woman」 등 여성생활정보를 서비스하는 (주)현민시스템은 한국과학기술원 「시스템공학연구소」 연구원출신의 이화순(45) 사장이 88년 설립한 회사. 전체 직원 22명가운데 18명이 여자이다. 소프트웨어업계에서는 「여자가 많은 회사」로 알려져 따로 회사홍보가 필요없는 데다 거래처에 술접대를 않기 때문에 접대비도 들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대부분 앉아서 하는 작업으로 섬세한 여성의 성격에 맞아 여성직원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현민시스템의 여성비율이 특히 높은 것은 「소외된 자에게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이사장의 경영철학 때문. 『임신한 여자를 채용하는 회사는 아마 우리 회사뿐일 것』이라고 한다. 「버추얼 아이오」 등 다른 소프트웨어업체에도 여성인력이 많은 편이다.

지난해 3월 20∼30대의 여성 3명이 세운 젊은기획은 한국영화 「보스」, 영국영화 「랜드 앤드 프리덤」 등의 홍보를 해내 상당히 긍정적인 평을 얻었다.

대우전자의 「상품평가연구팀」, 삼성전자 국제본부내 「마이더스팀」 등은 대기업내의 여성해방구다. 대우전자 「상품평가연구팀」은 최종소비자인 여성의 입장에서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평가하고 고객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90년 구성됐다. 팀장인 곽미애(33) 과장 아래 9명의 팀구성원이 모두 여자다. 곽과장은 『여자끼리 있으니까 더 잘 단합하고 더 적극적으로 일을 하는 것 같다. 승진이나 연수에서 소외된다는 피해의식도 없다』고 말한다.

여성이 대부분인 직장에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높은 퇴직률, 여성의 시각으로 편향돼 아이디어가 제한되는 점 등이 여성직원들 스스로 지적하는 단점이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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