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신한국당뜻밖 놀라움속 “결단” 부각/국민회의·자민련조심스런 수락후 대응 논의여야 정치권은 20일 김영삼 대통령의 영수회담 수용결정에 대해 각각 「결단」과 「당연한 결과」라는 상이한 반응을 보이며 하루종일 회담준비에 부산한 모습이었다.
○…청와대는 이날 상오 야당으로부터 영수회담 개최사실이 전해지자 부랴부랴 윤여준 대변인을 통해 기자들에게 이를 공식 확인했다. 윤대변인은 『야당측의 확답이 온 뒤 발표할 생각이었으나 미리 보도가 돼 공식확인하기 위해 들렀다』며 『영수회담에서는 노동법개정과 관련, 폭넓은 의견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원종 정무수석은 김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날 상오 9시10분부터 20분간 국민회의 정동채 총재비서실장과 자민련측에 전화를 걸어 21일 낮 오찬을 겸해 영수회담을 갖자는 김대통령의 뜻을 공식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같은 사실이 전해지기 직전만해도 『야권이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데 무슨 영수회담이냐』며 한결같이 딴전을 피웠는데, 이는 영수회담수용이 김대통령의 전격적인 결단에 따라 이뤄졌음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였다는 후문이다.
○…신한국당은 여야영수회담 수용사실이 전해지자 즉각 「김대통령의 전격적인 결단」이란 환영논평을 냈으나 크게 반색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이홍구 대표를 제외한 대부분의 당직자들이 영수회담수용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탓인지 한결같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김철 대변인은 『내가 감지하기로는 영수회담의 정확한 일정에 대해 우리당의 누구도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면서 『다만 이대표는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고위당직자회의에 이어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지난주 나는 대화를 통해 이번 사태를 풀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고, 또 이런 뜻을 총재께도 여러번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적당한 타협없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간부회의 도중 4자 영수회담 제의소식을 듣고 신한국당 이대표의 참석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자민련과 전화접촉을 통해 양당 의견을 조율토록 지시했다. 이에따라 한광옥 총장과 자민련 김용환 총장은 하오에 회동, 회담대책을 협의했다.
국민회의는 간부회의에서 영수회담 내용에 관해 논의, 『적당한 타협이란 있을 수 없다』며 안기부법과 노동관계법 백지화, 공권력 투입중지, 파업지도부에 대한 형사처벌 방침 철회 등을 관철시켜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 주조를 이뤘다고 정동영 대변인이 전했다.
○청와대 의도 재확인
○…김종필 자민련 총재는 마포당사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다 9시15분께 청와대로부터 제의가 오자 즉각 김용환 사무총장에게 김광일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청와대의 공식입장을 재확인토록 했다.
김총재는 이어 청와대 김실장으로부터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들은 뒤 김총장에게 국민회의 한광옥 사무총장과 야권의 대응방안을 협의토록 지시했다.
안택수 대변인은 『총재가 김광일 청와대비서실장에게 청와대 의도를 재확인한 것은 이원종 정무수석이 전화로 통보한 내용이 이수석 개인의 의견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손태규·권혁범 기자>손태규·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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