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등 새해들어 50%이상 줄어/예약한 차량도 인수 거부자동차업계의 장기간 파업으로 소비자들의 신차 구입계약 건 수가 큰 폭으로 줄어 들었다. 또 파업기간에 생산된 차는 불량률이 높을 것으로 생각해 이미 구입계약한 차의 인수까지 미루는 「구입자동차 인수거부 신드롬」이 퍼지고 있다.
회사측은 자동차생산공정이 부품조립으로 이뤄지는 만큼 파업이 제품의 질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파업도 철회된 만큼 양의 공급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소비자의 기분은 다르다.
지난해 11월 중형승용차를 주문, 16일 인수할 예정이었다는 D그룹 최모(47·서울 강동구 둔촌동) 이사는 『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지만 일단 다음주 중에 인수하겠다는 연락을 취했다』면서 『아무래도 파업기간중에 나온 물건이라서 찜찜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최이사는 『인수시기를 가능한한 뒤로 늦춰 공장이 정상화한 후 제품을 인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회사측의 출고 지연·판매직원의 파업등으로 각 자동차 업체들이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도 「신드롬」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 중심가 영업소 판매담당 김모(37) 과장은 『파업과 휴업이 마무리됐지만 완전한 생산라인이 가동되기에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인 만큼 고객들에게 언제 차를 인도하겠다는 확답을 할 수가 없다』면서 『파업분위기 때문에 동료 직원들도 세일즈에 적극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객과 판매업소의 이같은 「신드롬」은 자동차 주문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평소에는 하루 평균 2,800대가 계약됐으나 파업이 본격화한 올 초부터는 절반수준인 1,400대 가량이 계약되는데 그치고 있다. 10일까지의 계약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줄어든 1만4,140대였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현대자동차 K영업소 오모(50) 소장은 『1월들어 하루평균 15대씩 모두 120대의 계약을 예상했으나 올해들어 실제 계약건수는 20대에 불과하다』며 『고객들이 차량의 품질을 의심해 인수를 미루거나 울산 기흥등 생산공장에 직접 가서 제품을 확인한 뒤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자동차도 예년에는 하루 평균 2,000대가 계약됐으나 요즘에는 500∼600대로 뚝 떨어졌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근로자들이 파업에 정신을 팔고 있는데 자동차를 제대로 만들었겠느냐」며 부분파업기간에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을 크게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업강도가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보다 약했던 대우자동차도 10일까지 5,500대만이 계약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00대 이상 줄었다. 쌍용자동차도 평소에는 하루 평균 100여대의 무쏘와 코란도 계약을 받았으나 올들어서는 75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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