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위원장 신분보장 없다”에 “명동성당에서” 역제의 맞서파업사태 해법의 일환으로 모색됐던 TV토론이 민주노총과 신한국당의 명분싸움으로 성사직전에서 끝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민주노총측은 17일 신한국당이 제의한 TV토론을 조건부 수용할 뜻을 비쳤으나 신한국당이 권영길 민주노총위원장의 신변보장 등에 난색을 표시하는 바람에 공개대화 성사가능성은 사실상 물건너가는 분위기이다.
○…민주노총은 이날 ▲권위원장과 이홍구 대표가 토론자로 참여하고 ▲토론을 생방송으로 진행하며 ▲권위원장에 대한 신변안전 보장 등 3가지 전제조건을 붙여 TV토론 제의를 전격수용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이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돼 법적 문제가 있는 인사에 대한 신변보장은 있을 수 없다』고 거부의사를 밝히자 「그렇다면 명동성당내에서 하자」는 입장을 밝히고 나왔다.
민주노총의 TV토론 수용의사 표명은 큰 입장변화로 볼 수 있다. 「기습통과된 노동관계법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기만전술에 불과하다」며 대화를 거부하던 종전입장에 비해서는 훨씬 유화적으로 선회한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TV토론 수용은 단순한 선전용이라기보다는 소강상태에 접어든 파업의 국면타개용이라는 주장이다. 즉 15, 16일 이틀간의 공공부문 파업이 큰 성과없이 끝나고 파업의 주축인 제조업노조의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정부와의 정면대결국면을 유화국면으로 이끌어 노동법 투쟁을 길게 끌고 나가기 위한 「숨고르기」 전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이 「법적 문제가 있는 인사」가 토론자 범위에서 제외돼야한다고 밝히자 「현상황에서 토론하자」는 역제의를 내놓았다. 민주노총측은 『권위원장 등에 대한 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이홍구 대표가 명동성당으로 권위원장을 만나러 온 전례가 있는 만큼 명동성당 TV토론은 법적인 하자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17일 민노총의 TV토론 전제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민주노총지도부와의 TV토론을 사실상 거부했다. 신한국당은 민주노총의 요구조건중 권위원장의 토론참가 및 신변보장과 관련, 『이미 영장이 발부돼 법적문제가 있는 인사에 대한 신변보장은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신한국당은 그러면서도 『노동단체가 법적문제가 없는 인사를 TV토론자로 내세워 우리당과 함께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을 촉구한다』면서 대화제의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신한국당은 민주노총의 이홍구 대표 토론 참가요구에 대해서도 처음엔 반대쪽 입장을 취했다가 저녁무렵에야 부랴부랴 이를 수정했다. 김철 대변인은 당초 상대방 출연자가 정해지는 것을 봐가며 참가자를 선정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상대측에서 격에 맞지 않는 인사가 나올 경우 대표가 직접 나설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는 의미였다. 그러나 모처를 다녀온 이대표가 뒤늦게 기자간담회를 자청, 노동단체가 대표자를 선정하면 언제든 자신이 직접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힘으로써 대표참가로 굳어졌다. 이대표는 토론상대와 관련, 『권위원장 외에 딴 사람은 없나』 『거기만 노동계냐』라고 반문하면서 토론회피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애썼다.<홍희곤·남경욱 기자>홍희곤·남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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