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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과소비 여전/불경기 파업속 “사치병”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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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과소비 여전/불경기 파업속 “사치병” 눈살

입력
1997.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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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1억3,000만원… 밍크 코트 3,000만원1억3천만원짜리 스위스제 시계, 1억원짜리 독일제 BMW 승용차, 3천만원짜리 이탈리아제 밍크 코트…. 1년여동안 계속된 불경기가 개정 노동관계법으로 야기된 총파업의 영향으로 더욱 악화하고 있지만 일부 부유층의 호화·사치행위는 여전하다.

지난해 13개 수입업체가 판매한 BMW 등 고가 외제차는 1만3천여대. 16일 수입사인 (주)한독에 따르면 1억원을 호가하는 3천㏄급 외제승용차의 지난해 판매량은 1백여대. 올해 2대가 팔렸지만 문의전화는 계속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외제차는 국산보다 2배가량 비싸지만 내구성, 중고판매가를 고려하면 오히려 실속있다』는 판매전략이 일부 중산층에까지 먹혀들고 있다는 점이다.

고가 외제품이 즐비한 강남의 한 백화점. 4층 귀금속·시계점에는 2천만∼3천만원짜리 외제 시계, 3백만∼5백만원짜리 백금반지 등을 구입하거나 구경하려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고객은 시계줄에 작은 다이아몬드 7백개가 박힌 스위스제 피아제시계(시가 1억3천만원)를 보며 『감정서는 있느냐』 『구입시 신원보장은 되느냐』는 등 당장 구입할 태세였다. 모피점의 최고 인기품목은 3천만원짜리 이탈리아제 여성용 밍크코트. 매장 직원은 『이 정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파업으로 경기가 어렵다고 영향을 받겠느냐』며 『최근에는 수입도 되지않은 시가 2천만원짜리 남성용 밍크코트를 찾는 고객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일반 백화점에서도 월 4∼5개가 꾸준히 팔리는 3백40만원짜리 영국제 책상 겸용 서랍장은 물량이 딸릴 정도. 부유층 청소년 사이에는 청바지 주머니 리벳에 백금을 입힌 14만∼15만원짜리 청바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과소비추방범국민운동본부 박찬성 사무총장은 『일부 계층의 과소비로 한국인은 「몸 빼고 모두 외제」라는 등 국제적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며 『가진 자의 과소비가 서민의 희망을 꺾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이 단체가 정한 「호화·사치·과소비 추방 및 근검절약 실천의 해」이다.<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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