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들린 올브라이트(59) 미 국무장관지명자는 상원외교위 인준청문회를 통해 클린턴정부 제2기의 대외정책안을 밝혔다. 상원외교위청문회에 선 인준대상자의 개인 성장 배경, 정치경력, 그리고 정견 등을 무자비하게 심문하는 의회의 가장 혹독한 구두시험장인 것으로 유명하다. 올브라이트 청문회가 열린 첫날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이 직접 출석하여 그녀를 「날카로운 지성과 도덕적 강성 그리고 역사감이 있는 사람」으로 소개하면서 선처를 부탁하기도 했다.올브라이트는 클린턴 정부의 제2기 국무장관이고 또 크리스토퍼 장관이 클린턴과 이렇다 할 의견대립이 있어 나간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일단 전임장관의 노선을 대체로 따를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온당하다. 다만 첫날 청문회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그녀는 유엔사무총장이 바뀐 만큼 미국은 무조건 밀린 유엔분담금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고 아직 의회는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다른 점이라면 다를 뿐이다.
그녀가 청문회를 통해 피력한 미국의 대아시아정책, 특히 대한반도정책에도 특별한 변화를 말하지는 않았다. 아시아지역의 무역개방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 북한의 핵동결을 강화하면서 남북대화를 적극 유도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기본적으로는 크리스토퍼의 노선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한반도는 클린턴 2기동안 엄청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상당한 북한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북한은 적어도 향후 3년 이내에 스스로 무너지든지 아니면 점진적 개방을 통한 체제를 개편하든지, 북한 입장으로 보면 어느 것이든 생명을 건 변화를 맞을 형편이다. 현실적으로도 금년부터 나진·선봉지역에 2,000명 이상의 한국원자력기술진이 들어갈 예정이어서 남북한간의 많은 접촉이 불가피하게 되어 있다.
이런 변화기에 올브라이트 신임국무에게 거는 특별한 기대가 있다. 11세때 체코공산독재를 피해 미국으로 이민간 후 자유와 인권의 소중함을 깊이 느끼면서 성장해 결국 미국 첫 여성국무장관에까지 이른 그가 북한 민주화를 위해 뭔가 해내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을 잘못 계산한 일이 많았다. 북한 핵동결에 우선권을 둔다는 정책아래 남북등거리 외교를 꾀하는 등 북한의 공산독재문제, 몰인권문제에 대해서는 입을 닫아 왔었다. 가까이는 강릉무장공비 침투사건때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이 『양쪽 모두 자제하라』는 발언을 해 미국이 자유와 민주주의 열정을 한반도정책에서 빼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미국외교의 근간은 자유민주주의이다. 미국은 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왔던 것이다. 올브라이트 신임국무장관은 앞으로 한반도의 자유민주화를 위한 남북대화와 긍극적으로는 통일로 가려는 한국의 노력을 지지하는데 미외교력을 백분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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