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대통령 특사 급파… 마찰해소는 의문최근 우리나라와 프랑스간에 갈등요소들이 누적되면서 양국관계가 껄끄러워 지고 있다.
프랑스정부가 한국에 이례적으로 특사를 「급파」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이다. 특사는 프랑스 내각의 정책자문기구인 참사원의 장 클로드 페이로 현재 국제관계담당위원이며 지난해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지낸 중량급 인물이다.
페이위원은 13∼15일 2박3일 우리나라를 찾아 김영삼 대통령를 비롯해 유종하 외무장관 안광구 통산장관 등을 차례로 예방, 전반적인 양국관계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의 르 피가로에 따르면 이같은 특사 파견은 파리와 서울간의 「대화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다.
양국관계가 꼬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말 「톰슨사건」이후다. 대우전자의 프랑스 톰슨 멀티미디어 인수제의가 부당하게 기각처리되면서 한국국민과 정치권 등에서 프랑스에 대한 비난여론이 끓어올랐다. 정부에서도 프랑스측에 이를 정식 항의, 이 문제는 정부차원의 문제로 비화됐다.
정치권에서는 프랑스로부터 도입키로 한 TGV계약을 파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등 프랑스에 대한 감정이 폭발지경에 이르고 있다.
또한 「해묵은 미제」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어 자칫 양국관계의 틈이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프랑스가 우리나라에 영구대여방식으로 돌려주기로 약속한 외규장각 도서 반환협상이 프랑스측의 소극적인 자세로 인해 지난 2년간 협상이 완전히 중단된채 일보의 진전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정부측은 국립도서관 등 실무전문가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해명하면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안심시키려 하고 있으나 현재 분위기로 봐서는 도서반환전망이 불투명하다.
한마디로 프랑스측은 고문서반환문제를 「데드 이슈」로 만들려는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가고 있는 실정이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의 방한도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다. 프랑스정부측은 이에대해 아시아의 몇나라들을 엮어서 방문하는 일정을 잡는 것이 만만치 않아 한국방문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시라크 대통령이 지난해 일본을 장기 방문하면서도 한국을 비켜간 것은 의외였다.
프랑스정부는 이같은 미제와 현안들로 서먹서먹해지고 있는 대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이번에 특사파견이 이어 올상반기에 외무장관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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