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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 신한국당 의원(’97 대선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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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 신한국당 의원(’97 대선인물)

입력
1997.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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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도 깰 역사적 대안 될 것”/YS독대때 대권진의 읽었죠/태풍의 눈은 조용한 법,현 여론수치 의미없어/정보화·규제완화 등 세계흐름 타야 경제 회생□대담=조명구 차장

―신년초 태백산 등반을 했는데, 산정에서 어떤 구상을 했습니까.

『매년 정초에 태백산에 올라 나라를 위해 할 일이 무엇인가를 가슴에 새겨왔습니다. 올해에는 유난히 강원 충청 경상 전라도로 뻗은 산줄기가 선명하더군요. 탁트인 시야속에서 지역으로 갈라지고 흩어진 국민에너지를 하나로 통합, 전진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뜻을 다졌습니다. 또 경제를 키우고, 사람을 키우고, 문화를 키우는 정치가 되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정무1장관 시절의 신중한 처신과는 달리 최근 사무실을 내는 등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반드시 경선에 나설 생각입니까.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경제, 남북문제, 안보 등 많은 난제들을 극복해 안정을 이루는데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적절한 시기가 되면 대권논의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겠지요. 그 때를 대비한 복안이 있습니다. 일단 산업현장을 다니면서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일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김영삼 대통령은 연두회견에서 경선시기를 가능한한 늦추겠다는 의사를 피력했습니다.

『너무 일찍 대권논의가 촉발되면 사회분위기가 이완되고 국민의 일체감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후보들이 검증받고 선택된 후보가 대선에서 국민지지를 받을 수 있는 기간만 확보되면 된다고 봅니다』

―구체적으로 언제가 적절한 경선시기라고 생각하십니까.

『글쎄요, 7∼8월이면 충분하겠지요. 더 빠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김대통령이 대선후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힌다고 했는데요.

『정권재창출은 고도의 정치행위입니다. 때문에 집권여당의 총재가 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의사표시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영향력도 제일 크다고 봅니다. 그러나 최종적인 선택은 당과 대의원이 하는 것입니다』

―정무1장관에서 물러나기에 앞서 구랍 18일 김대통령과 독대, 사의를 표명했지요. 무엇 때문에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까.

『그런 얘기를 다 공개할 수는 없지요. 정무1장관으로 있는게 대통령의 당운영에 부담될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도 불편함이 있어 사의를 표했습니다』

―김대통령과 자주 독대를 하셨을텐데 대선후보 등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까.

『직접적인 말씀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많은 얘기를 하는 과정에서 행간에 담긴 그 분의 뜻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경선규정중 대의원추천 항목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현행 당헌·당규가 공정성을 잃거나 부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현 당헌이 특정인을 위해 만든 것이 아닙니다. 게임을 앞두고 규칙을 바꾸는게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계에서 최형우 고문도 경선출마의사를 밝히고 있습니다. 민주계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없습니까.

『지금 계파를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습니다. 다만 민주계는 대통령을 모시고 민주화운동에 참여했고, 또 문민정부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역사인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함께 고난의 길을 걸어온 동지애도 갖고 있습니다. 최고문과는 인간적으로 형제, 동지관계입니다. 민주계에 분파가 있다는 식의 말이 있지만, 전혀 사실과 다릅니다. 결과적으로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입니다』

―최근 각종여론조사에서 예상보다 지지도가 낮은 것 같습니다.

『국회의원으로 몇 번 당선된 것만으로 전국적인 대중성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더군요. 대선후보, 총리, 당대표 등을 하지 못해 국민에 투영될 기회가 충분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대선논의가 시작되면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 부각된 분들이 총리나 대표가 되기전에 무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지금 여론조사 수치는 큰 문제가 아닙니다. 명분상으로도 「누가 많이 알려졌는가」 보다는 그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으며, 자질과 능력을 갖췄는지, 잠재력을 갖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강력한 태풍일지라도 태풍의 눈은 요란하지 않고 조용합니다』

―오랜 야당생활, 옥고와 연금 등으로 강인하고 폐쇄적 이미지가 있는 듯합니다.

『(상기된 표정으로) 그렇지 않습니다. 가까운 지인들은 나를 낙천적이고 친화력있는 사람으로 알고있습니다. 물론 평소생활에서 나 자신과 주위에 엄격한 경우가 있습니다. 꼭 필요할 때는 고뇌하고 결단해야 하지만 일반적으로 늘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현 정권의 기반이 부산·경남인데, 호남출신이라는 점이 불리하지 않을까요.

『우리정치가 언제까지 지역분할의 낡은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안타깝습니다. 이번 대선은 지역할거의 낡은 정치를 극복하느냐 못하느냐, 미래로의 전진이냐 과거로의 퇴행이냐를 결정짓는 중대한 선거입니다. 시대정신에 의해 지역분할구도는 깨져야 하며 대선에서 반드시 깨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개인적으로 보면, 나는 호남에서 출생했지만 서울에서 40년을 살아온 서울 3선인데다 영남출신인 김대통령을 도와 문민정부를 탄생시켰습니다. 때문에 나는 지역구도를 깨뜨릴 역사적 선택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언제 경선출마의사를 밝힐 계획입니까.

『꽃피는 봄이 오면 그 때 가서 생각해 적절한 시점을 택하겠습니다』

―김대통령이 경선을 앞두고 출마를 만류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웃으며) 김대통령이 누구 나오고, 누구 나오지 말라고 할 분이 아닙니다』

―지금 경제가 무척 어렵습니다. 원인과 타개책을 진단해 주시지요.

『대체적으로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원인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생산요소적 문제 외에도 세계가 단일체제가 되고 정보화시대가 도래하는등 경제흐름의 변화가 경제난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경제변혁의 흐름에 적응하는 체제가 돼야만 우리 경제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 경제인의 의욕을 고취시켜야 하며, 시장경제의 공정한 규칙을 마련해야 하고 불공정한 부패구조를 없애야 합니다. 또한 사회간접자본, 나아가 정보인프라의 확충이 필요합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기능인력을 개발하는등 국가의 지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올해 남북관계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남북문제를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북한의 상황이 워낙 어렵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북한을 개혁, 개방으로 이끌고 협상테이블로 끌어낸다는 기본방침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에 따르면 도와주지만, 잠수함침투같은 도전을 해온다면 응징해야 합니다. 결국 북한도 세계적 흐름인 개혁, 개방으로 나올 것으로 봅니다』<정리=이영성 기자>

◎김덕룡 캠프/공식조직·후원회 의외로 단출/비공식 지원인맥은 각계 포진

덕린재. 김의원이 최근 태평로 프레스센터에 낸 개인사무실의 이름으로 「김덕룡이 이웃을 만나는 사랑방」이라는 뜻이다. 서예가인 성균관대 송하경 교수가 지어준 이름대로, 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의원의 인맥은 크게 이리 남성중 경복고 서울대로 이어지는 동창, 6·3세대, 재야인사, 소장 정치인들, 전문가·교수 등이다.

넓은 지인들에 비해 공식적인 조직은 의외로 단출하다. 일정 조직 기획을 총괄하는 그룹은 유성식 보좌관 등 30대 비서 7명에 불과하다. 후원회도 김명만(영일상공 대표) 등 중소상공인 50명 정도다.

그러나 비공식 지원그룹, 자문그룹은 넓게 포진해 있다. 우선 기업체 중견간부, 광고·홍보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DR홍보팀」이 있다. 이들은 세대교체, 개혁이미지를 김의원에게 접목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자문교수는 총괄적인 자문 6∼7명, 각론별 조언자 10여명이 있다. 외교안보는 연세대의 C, A교수 송영대 전 통일원차관, 정치행정분야는 서울대의 C, L교수 등이 자문한다.

학연의 경우 경복고 출신은 이원종 청와대정무수석 이석채 경제수석 김기수 수행실장 오세천 민원비서관 등이 있고 당내에는 이택석 박범진 박명환 맹형규 이상현 이사철 김철 의원 등이 있다. 이들 모두가 DR사람이라 할 수는 없으나 우호적 그룹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또 경복고 선배인 김상하 대한상의회장 김의철 뉴코아백화점 사장과도 가깝다. 이리 남성중 출신으로는 조남조 프레스센터 이사장 강인섭 전 의원 손량 백용호 지구당위원장, 김영석 아시아자동차 사장 등이 있다.

서울대 문리대출신중 김진현 서울시립대 총장 한완상 방송대 총장 안병만 외대 총장 이각범 청와대정책기획수석 박성용 전 금호그룹 회장 양규모 진양그룹 회장 등과 돈독하다. 특히 6·3동지회는 든든한 지원세력이다. 신한국당 서청원 이명박 손학규 김호일 김길환 이재오 의원 등과 민주당 이부영 의원 현승일 국민대 총장 이영희 전 여의도연구소장 등이 6·3멤버들이다. 법조계의 이임수 박준서 대법관 송정호 부산지검장 이광수 제주지검장 임휘윤 광주고검차장 등과도 각별한 사이다.

◎대선 포인트/낮은 지지도 반전의 묘수 찾을까

신한국당 김덕룡 의원의 외형적 특징은 하얀머리다. 백색이 주는 이미지가 순수, 고결함이듯 김의원의 정치행로도 명분위에 놓여 있었다. 굴욕외교에 항의한 6·3세대의 기수, 민주화투쟁, 3차례의 옥고 등은 곧은 이미지로 이어지고 있다.

김의원은 또 50대 중반으로 3김시대에서 활약했던 60∼70년대에 비하면, 젊고 신선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아울러 교육받은 「한글세대」로 정치 경제 사회 각 분야에 대해 명쾌하고 해박한 논리를 갖추고 있다. 때문에 그는 개혁, 명분, 세대교체의 대안으로 투영되고 있다.

그러나 명분론에 경도된 인상은 융통성, 유연성의 결여로 나타나고 있다. 사회분위기가 사정, 경제침체로 침잠해 있는 상황에서는 곧고 강한 이미지가 대중적 호응을 얻지못할 수 있다.

실제 최근 각종여론조사에서 그의 지지도는 5%대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취약한 대중성은 당선가능성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김의원이 직면하고 있는 최대의 걸림돌이다.

그가 호남출신이라는 점이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여권구조에서 제약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김의원은 대중성을 확보할 반전의 묘수가 있다고 호언하고 있어 향후행보를 좀더 지켜봐야할 것 같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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