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심사 판사 “권 위원장 등 도주우려 발부”/성당측 “법집행 막을 입장 아니다” 표명 눈길/천주교 정의평화위 “대화통한 해결” 촉구도명동성당에 공권력투입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퍼진 10일 밤 경찰이 수차례 사전구속영장 집행을 시도, 성당주변의 긴박감이 한층 고조됐다.
○…경찰은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이 날 밤 2차례 성당 입구에서 민주노총 권영길 위원장 등 지도부 7명에 대한 영장을 집행하려 했으나 노조원들의 저지로 실패했다. 성북경찰서 황평성 서장과 이기옥 수사과장은 영장발부 7시간만인 밤 11시께 사복형사 10여명과 함께 도착, 민주노총 최성희 총무국장에게 영장을 제시하며 협조를 요청하고 진입을 시도했으나 머리띠를 두른 건설노련 소속 사수대 노조원 1백여명이 저지하자 10분만에 돌아갔다. 이서장 등은 이어 밤 11시30분께 지도부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성당 구내 재진입을 시도했으며 노조원들이 전화연결만 허락하자 권위원장 등에게 전화로 영장집행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권위원장은 거절했다. 11일 0시께는 이과장이 혼자서 3번째 찾아와 영장집행에 응할 것을 종용하고 민주노총 지도부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하고 3분여만에 철수했다.
○…이에 앞서 상오 8시께는 중부경찰서 이성규 정보과장이 방문, 구인영장 집행절차를 설명하고 성당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30분쯤 후 성북경찰서 이기옥 수사과장 등 사복경관 20여명이 와 구인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노조원들의 저지로 실패했다. 이과장이 거듭 집행을 시도하자 민노총 황명진 조직차장은 『파업이 끝나면 자진출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명동성당 홍근표 수석신부 등 사제 4명은 하오 5시 권위원장 등 지도부가 농성중인 성당 뒤편 텐트를 방문했다. 홍신부는 『권위원장에게 법집행이 성당내에서 이뤄지지 않았으면 좋겠으며 당국의 공권력투입을 막을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홍신부는 기자들의 질문에 『95년 한국통신사태 때처럼 명동성당이 또 다시 침탈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성당의 어려운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와 노동사목위원회는 이 날 상오 기자회견을 갖고 『노동법 변칙통과는 노동자들의 강경저항을 불러온 무리수였다』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명동성당 주임신부인 장덕필 정의평화위원장은 『95년에 국민의 엄청난 저항을 받은 정부가 또 다시 우를 범하리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정부가 강경일변도의 정책으로 나가면 국민적 저항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임시본부에는 방문객이 늘어 하루 종일 부산했다. 상오 11시 정례 기자회견에는 50여명의 내외신기자가 몰려들었다. 상오에는 김한길 김민석 신기남 의원 등 국민회의 소속 국회의원 6명이 방문했다.
○…상오 10시 서울지법 320호법정에서는 이상철 영장전담판사 심리로 영장실질심사제 실시 이후 처음으로 검찰과 변호인단만 출석한 「피의자 궐석 심문」이 이루어졌다. 이판사는 영장발부를 결정한 뒤 『권위원장 등이 명동성당을 점거하고 있고 수차례 소환에 불응,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김상철·이동국·이동훈 기자>김상철·이동국·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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