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업종 중심 체질 개선 박차재계가 한계사업에서 과감히 손을 떼는 「철수경영」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 현대 LG 등 주요그룹들이 성장 전망이 없거나 장기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사업들을 철수시키거나 매각, 활로를 찾고 있다. 그룹 회장들이 신년사에서 밝혔듯이 고부가가치형 유망사업에 경영역량을 집중시켜 침체국면을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특히 당장은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라도 장기적인 사업전략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과감히 철수한다는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99년까지 경비효율을 30% 낮출 수 있도록 비용구조를 재구축한다는 「330계획」에 따라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한계사업 철수에 착수했다. 삼성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계열사를 위주로 200여개 품목에 대해 철수 여부를 타진한 결과 98년까지 완전히 손을 떼거나 중소기업으로 기술 설비를 이관할 20여개 품목을 확정한 상태. 삼성은 1월말 임원인사가 되는 대로 철수사업을 가시화시키고 사업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 3월까지 팩시밀리에 사용되는 반도체 가밀기록소자(TPH) 사업을 태일정밀에 이관시키기 위한 세부작업을 마쳤다. 삼성전자측은 『TPH사업은 매출실적이 220여억에 달하는 사업이지만 사업전략화를 위해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다』며 『사업 철수로 인한 유휴인력 200여명은 집중육성품목인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부문으로 재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의 경우에는 「철수경영」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구본무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일등이 될 수 없는 사업에서는 손을 떼겠다』고 여러번 강조해온 LG는 지난해에만 10여개 사업에서 철수한 상태. LG미디어는 영화산업에서, LG전자는 피아노 등 악기사업과 가스보일러사업에서 각각 손을 떼었고, LG정보통신도 무선호출기 제품 생산을 중단했다.
LG그룹은 올해에도 LG유통 슈퍼체인사업 등 10여건에서 철수할 계획. LG관계자는 『철수경영이 내부인력 재배치, 거래선이나 대리점 등과의 마찰 등 문제를 빚는 것은 사실이지만 유망업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조정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그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현대그룹도 경영역량을 집중시키기 위해 일부 품목에 대해 기술과 설비를 중소기업에 이양하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는 지난해 중공업에서 선박용 기계와 크레인 제작 등 4개 부문을 중소협력업체에 이양한데 이어 올해에도 자동차 전자 등의 일부 품목을 중소기업으로 이양할 계획이다.
섬유 식품 등 성장이 한계에 달한 성숙산업을 기조로 삼고 있는 두산 효성 등 중견그룹들도 사양산업의 비중을 줄이고 정보통신 금융 유통 등 유망업종으로 체질 전환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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