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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가 돌아왔다”/방글라 에르샤드 투옥 6년만에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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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가 돌아왔다”/방글라 에르샤드 투옥 6년만에 석방

입력
1997.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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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독재자 후세인 무하마드 에르샤드(67)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속에 9일 석방됐다. 대규모 반독재 민중시위로 90년 12월 권좌에서 축출돼 투옥된 지 6년만의 극적인 반전이다. 재임시의 권력남용, 수뢰, 정치적 살인 등 19가지 혐의로 재판에 계류중인 그가 자유를 위해 지불한 대가는 보석금 1만2,000달러.대법원은 보석결정에서 앞으로 재판을 계속 받아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가 최종심에서 유죄확정 판결을 받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국회의원으로, 집권 연정내 제2당인 자티야당의 영수로 그의 앞에는 정치적 재기를 위한 탄탄대로가 약속돼 있기 때문이다.

그의 석방은 방글라데시 정치풍토에서 과거청산은 아직 낯설은 용어임을 말해준다. 그는 82년 군총사령관 시절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집권 9년간 각종 비리를 저질러 「부패 독재자」의 전형으로 통했던 인물. 100여건의 정치적 살인 연루혐의와 국책사업 관련 대규모 수뢰혐의를 받고 있다.

그의 석방에는 셰이크 하시나 현 총리와 베굼 칼레다 지아 전 총리의 권력다툼이 한몫을 했다. 현재 방글라데시 정치판을 양분하고 있는 이들 2대 여걸은 애초 90년 민중혁명 때는 연합전선을 펼쳐 에르샤드를 퇴진시켰다. 그러나 그후 이들이 전개한 지루한 정쟁은 「민주화 시대」와 과거 독재시절간의 차별성을 희석시켰다.

이같은 상황에서 생존공간을 확보한 에르샤드는 지난해 6월 총선에서 옥중출마해 당선됐다. 더구나 하시나 총리는 총선 후 에르샤드 추종자들의 결집체로 「과거 독재잔재」인 자티야당과 연정, 그를 정치적으로 사면했다.

하시나 총리는 이번 보석결정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자티야당 지도부가 보석이 허용되지 않을 경우 연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위협한 사실을 감안할 때 하시나 총리의 말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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