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무인도 황소 살리자”/작년 홍수때 2마리 떠내려와 1마리 살아/김포군 구명방안 마련 남북접촉 승인 요청/“소 의해 교류물꼬 계기로”『지난해 여름홍수때 떠내려와 유도에 정착한 누렁이황소가 정축년 소의 해에 남북간 물꼬를 트는 실마리가 됐으면 합니다』
유정복 김포군수는 8일 『먹이가 적은데다 돌보는 사람도 없어 날로 여위는 누렁이를 살리기 위해 관계기관에 남북접촉 승인을 요청했다』며 『북한의 개풍군과 남한의 김포군이 함께 누렁이를 살려내 남북교류의 상징물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내 사람이 살지 않는 유도에서 누렁이가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해 가을. 당시는 2마리였으나 한 마리가 굶어 죽었는지 최근엔 누렁이만 목격되고 있다. 누렁이는 경기 북부지역에서 떠내려오다 임진강과 한강의 합수지점인 김포군 월곶면 보구곶리 해안에서 북쪽으로 5백여m 떨어진 유도에 닿은 것으로 인근 주민들과 이 지역주둔 해병청룡부대 장병들은 추정하고 있다. 왼쪽 앞다리를 다친 누렁이는 유도의 갈대밭에서 남쪽 해안가로 내려와 마른 풀을 뜯다가 사라지곤 하는데 지난 여름보다 무척 수척하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한강 중간지점에 있는 유도는 김포군 북단 해안에서 5백여m, 황해 개풍군 남단에서 3㎞ 떨어진 비무장지대에 있어 남북이 양해하지 않으면 누렁이를 살려낼 수 없다. 김포군은 이에 따라 남한은 누렁이에게 여물을 보내주고 북한은 암소 한 마리를 보내 함께 살게 해 주는 방안을 마련, 통일원에 남북접촉신청을 내고 안기부와 국방부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김포군은 남북접촉 승인이 나고 북한측이 제의를 받아들이면 개풍군과 함께 유도를 한우 자연번식지로 조성, 남북통일의 상징으로 삼는 한편 장래 이산가족 상봉장소로 만드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매년 크리스마스트리가 점등돼 널리 알려진 애기봉 건너편에 있는 유도는 예부터 홍수때 떠내려온 생물이 자주 표착하는 곳이어서 머흘섬, 즉 유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뱀이 많아 뱀섬, 백로가 많이 모여들어 학섬으로도 불린다.<김포=정정화 기자>김포=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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