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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죽어가는 유럽 실뱀장어/‘번식과정 모종의 이상’ 추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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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없이 죽어가는 유럽 실뱀장어/‘번식과정 모종의 이상’ 추정만

입력
1997.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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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뱀장어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독일 어업연구소의 홀머 쿨만 박사는 최근 시사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유럽 실뱀장어 잡이는 수년간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럽 전역의 실뱀장어 어획량은 78∼96년 평균치를 100으로 할 때 79년 300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계속 떨어져 91년에는 15, 작년에는 50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봄이면 유럽의 이 강 저 강에서 희뿌연 빛을 발하며 무리지어 올라오는 실뱀장어 장관은 더 이상 보기 어려워졌다. 실뱀장어 가격도 1㎏(약 3,500마리)에 600마르크(32만8,000원)까지 뛰었다.

유럽 하천에서 실뱀장어를 보기 힘들어진 것은 대서양 버뮤다제도 아래쪽 사르가소해에서 이뤄지는 유럽뱀장어의 번식과정에 모종의 이상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알에서 부화한 댓잎뱀장어(실뱀장어 이전 단계의 댓잎모양의 흰빛반투명체 새끼)가 줄어드는 이유를 여러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첫째 이론은 어떤 기생충이 뱀장어의 부레에 달라붙어 치명상을 입힘으로써 하천에서 사르가소해까지 산란을 위한 힘들고 긴 여행을 감당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라는 것. 또 한 가지는 살충제인 DDT나 린데인, 폴리염화비페닐(PCB)과 같은 독성물질이 뱀장어의 지방에 축적돼 생식기관에 모종의 장애를 유발, 번식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또 사르가소해에서 부화한 댓잎뱀장어가 조류를 타고 내수면으로 떠 올라오다가 강 하구에 도달하기 직전에 가마우지에게 상당수 잡혀먹히기 때문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가마우지는 최근 유럽 전역에 걸쳐 70만 마리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독일 막스 플랑크연구소의 어류학자 한스 프리케 박사는 『유럽뱀장어의 정확한 산란지점은 확인됐지만 산란행태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별로 없다』며 『집단 짝짓기 등 뱀장어의 신비한 산란행태를 완전히 밝혀내기 전까지는 감소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이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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