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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메시아 대망론’/이백만 경제과학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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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메시아 대망론’/이백만 경제과학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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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건망증이 심해도 유분수지, 군사쿠데타와 유신독재의 주인공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이라니…』구랍 30일 공보처가 발표한 「한국인의 의식과 가치관」이라는 여론조사 내용이 식자층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공보처가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을 조사한 결과 박정희 전 대통령(23.4%)이 세종대왕(18.8%) 이순신 장군(14.1%) 김구 선생(10.0%) 안중근 의사(4.3%) 등을 제치고 1위에 랭크된 것이다. 박 전대통령시절 혹독한 탄압을 받았던 민주투사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다.

왜 이같은 조사결과가 나왔을까. 지금의 경제난이 반영된 여론조사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어디를 가나 경제타령이다. 일반국민들은 물론이고 상인 기업인 등 모두가 『불황때문에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불황의 골이 깊어질수록, 또 경제정책에 대한 실망이 클수록 「한강의 기적」을 이룬 박 전대통령에 대한 향수는 더 강해질 것 같다.

국민들은 지금 경제지도자를 학수고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소위 「경제메시아」대망론이다. 박 전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지만 경제메시아는 아니었다. 「경제해결사」라는 표현이 더 적확하다. 박 전대통령은 경제를 위해 민주주의를 철저히 희생시켰다. 그 시절 이 땅에는 인권도, 언론자유도, 노동운동도 없었다. 심지어 학문의 자유, 종교의 자유마저 박탈당했다. 박 전대통령은 이런 희생위에서 경제문제를 「해결」했다.

국민들은 지금 박 전대통령 스타일의 경제해결사를 바라는걸까. 아니다. 그 시대는 이미 지났다. 선진국처럼 민주주의를 제대로 하면서 경제를 부흥시킬 지도자(경제메시아)를 원하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난세에는 메시아를 자처하는 사람이 많은 법이다.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마다 벌써 『내가 바로 경제메시아』라고 외쳐대고 있다. 대선주자 가운데 과연 경제메시아는 있는가. 경제메시아를 기다라는 사람이라면 92년 대선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그 때도 모든 후보들이 경제대통령이 되겠노라며 한 표를 부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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