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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금동두광 “국보 지정” 여론/91년 부소산성 출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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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금동두광 “국보 지정” 여론/91년 부소산성 출토

입력
1997.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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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 머리배경 장식/“당대 최고 걸작” 평가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정양모)이 지난달 12일 이전·개관하면서 처음 공개한 백제시대 금동두광을 국보로 지정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91년 충남 부여 부소산성 동문지 발굴과정에서 출토된 이 유물은 부처의 위엄을 표출하기 위해 불상의 머리 뒷부분에 장식한 광배의 일종이다. 두 장의 얇은 금동판을 맞대놓은 이 작품은 직경 12.7㎝크기로 앞면에는 연화문과 인당초문이 현란하게 투각돼 있다. 뒷면에는 「하다의장법사」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데 불상의 조성자로 추정된다.

불교미술의 권위자인 황수영(79) 박사는 『백제시대 두광으로는 처음 발견됐을 뿐 아니라 연꽃문양을 투각하는 기법에서 백제인의 공예기술을 유감없이 보여준 당대 최고의 걸작』이라며 『비록 몸체를 이루는 불상은 없지만 국보로 지정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황박사는 연꽃문양을 도드러지게 새겨 입체감을 강조한 것이나 뒷면 동판이 녹슬어 파랗게 변함으로써 앞면의 금색문양이 돋보이게 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특히 색채대비기법은 백제공예가 일본공예의 원류임을 입증하는 근거라는 주장이다. 대표적인 예가 일본의 국보 옥충주자(불상을 보관하는 상자). 푸른빛이 도는 벌레인 옥충의 날갯죽지를 작품 안쪽에 깔아 배경색을 내도록 한 기법등은 백제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

문화재위원 정영호(63) 한국교원대 교수도 『연꽃잎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양각기법은 일본에 있는 수십점의 두광은 물론 고구려나 신라의 공예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밖에 많은 전문가들도 그 양식과 기법이 부여 능산리에서 출토된 국보 제287호 금동대향로에 버금갈 만한 백제공예의 걸작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용민 부여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실장과 이귀영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표면을 도려내는 투조를 비롯해 점조, 점선조 등 끌로 낼 수 있는 모든 기법이 동원된 희귀한 물건』이라고 평가했다.

백제공예문화가 절정을 이루던 6∼7세기경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두광은 부소산성 동편 군창터에서 금동용두장식, 금동방울 등과 함께 출토됐다. 주변에 불탄 흙과 함께 발견됨으로써 백제멸망 직전 급박한 상황에서 유물이 폐기된 후 1,300여년만에 햇빛을 보게 된 것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에서 3년여의 보존처리를 거쳐 국립중앙박물관 2층 백제실에 전시된 이 작품은 당초 진열장 바닥에 놓일 예정이있었으나 개관직전 정관장의 지시로 40㎝ 높이의 받침대위에 설치됐다.

정관장은 『부드러우면서 유려하고 현란하면서도 정교한 문양이 백제 특유의 양식을 한눈에 보여주는 작품으로 불상만 있으면 틀림없는 국보감인데 아쉽다』고 말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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