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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마다 좋아하는 색이 다르다(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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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마다 좋아하는 색이 다르다(파리에서)

입력
1997.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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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에 대한 기호나 감정은 민족마다 다르다.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의 빛깔이 민족마다 다르고 그 민족에 따라 내려오는 생활사적인 배경이 서로 다름에서 비롯된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유럽사람들은 자신들의 금발머리나 적갈색 머리와 잘 조화될 수 있는 색을 즐긴다. 예를 들면 가을 낙엽색인 갈색을 아주 좋아하고 카키, 겨자, 베이지, 연벽돌색, 밝은 회청색 등 채도가 낮은 색들을 좋아한다. 이들 색깔은 그들의 파랗거나 푸른 눈동자 색깔과도 잘 어울려 보인다. 오트쿠튀르의 내 고객 중 한 분은 옷을 맞출 때마다 자신의 엷은 갈색 머리카락과 옷감의 색이 잘 어울리는지를 거울앞에서 꼭 확인한다.

검은 피부를 가진 흑인들은 피부색이 두드러질 수 있는 오렌지, 노랑, 빨강, 흰색 등을 좋아하며 배색에서도 대비가 강한 것을 즐긴다.

머리카락이 검고 황색피부를 가진 동양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감색을 좋아한다. 색에 대한 각별한 감각이 없는 사람도 흰 와이셔츠에 감색 양복을 입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무난히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사람들이 즐겨 쓰는 색으로 검정을 들 수 있다. 그들이 우리와 달리 침구에도 검정색을 많이 쓰는 것은 그 때문인 듯하다. 패션의 도시인 파리에 무채색인 검정을 유행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사람은 일본디자이너 가와쿠보 레이이다.

「백의민족」으로 불려온 우리나라 사람들이 흰색외에 「곱다」고 생각하는 색은 빨강, 초록, 노랑, 남색 등의 원색과 꽃분홍, 진달래, 연두와 같은 채도가 높은 색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원색의 사용은 한복뿐 아니라 매듭이나 선물용 장식품 특히 관광상품에 많이 사용된다.

그런데 외국에서 살다보면 우리가 「곱다」고 선물한 원색의 관광상품이 유럽사람들의 취향과 생활공간에는 전혀 맞지 않아 모처럼 준 귀한 선물이 그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창고지기로 전락하는 예를 흔히 본다. 수출용 상품도 마찬가지다.

색상은 때로 수출액의 증감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민족과 나라마다 좋아하는 색상과 싫어하는 색상이 어떤 것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대처해나가는 자세도 패션선진국을 일구어내는 데 큰 밑거름이 된다는 것을 자각할 때이다.<신혜정 파리 「샤인h」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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