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품종 소량생산·개성있는 디자인으로 시장 공략국내 중견 의류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섰다. 수입 브랜드의 시장 잠식, 내수시장 침체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섬유업계가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름난 의류업체도 수출은 주문자상표부착(OEM)방식이나 저가로 재고를 처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 국내 의류산업의 현실. 그러나 최근에는 다품종 소량생산,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하며 자기 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하는 업체가 속속 등장, 「패션 코리아」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국내 의류브랜드 최초로 일본패션시장에 진출한 (주)데코는 최근 중국 허난(하남)에 1만평을 매입, 내년 3월께부터 국제 물류 구심점으로 활용할 현지 공장부지를 확보했다. 도쿄 오사카 등지에 전문매장 5개를 확보하고 백화점에서도 판매 수위를 다투는 등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데코는 94년 프랑스 파리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2000년까지 글로벌 판매전략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개성이 강한 사이버 패션 브랜드 「쿠기」로 국내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쿠기 어드벤처도 최근 독특한 스타일, 다품종 소량생산의 차별화 전략으로 프랑스 패션업계 공략에 나섰다. 쿠기는 내년 1월께 디자이너 브랜드가 아닌 기성복 브랜드로서 최초로 파리 「프레타 포르테」패션쇼에 참가할 계획이다.
지난 2월 동양어패럴이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마르틴 시봉사를 전격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제일모직은 미국 고급 여성복 브랜드 파멜라 데니스사를 인수, 패션시장개척에 팔을 걷어부쳤다. 인지도가 부족한 한국 브랜드보다는 해외 유명브랜드의 이미지를 적극 이용, 시장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해외에 진출해있는 중견 의류업체들도 중국 동남아 등지 판매망을 재고수출시장이 아니라 패션시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에 자체 브랜드 대리점 20여개를 확보하고 있는 나산은 내년부터 현지공장(연간 55만∼64만벌 생산)에서도 신제품을 개발, 판매하기로 했다. 신원도 중국 3군데 백화점에서 직영점을 연 데 이어 일본 대만 프랑스 등 상표출원을 마친 13개국으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장기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매출이 늘지 않는 상황에서 의류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 과열경쟁을 벌여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섬유업계도 시야를 넓혀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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