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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 이명호씨 언론 접촉 꺼려/페루사태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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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방 이명호씨 언론 접촉 꺼려/페루사태 이모저모

입력
1996.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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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진 만나지 말라” 일서 특별지침/아파트로 직행… 얼굴은 다소 수척재일동포 이명호(32·미쓰비시상사 페루 현지법인 파견)씨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석방된 후 일본 도쿄(동경)의 미쓰비시(삼릉) 본사 대책본부에 전화를 걸어 『건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미야시타(궁하) 사장이 인질로 남아 있어 미안한 마음이지만 사장도 건강하고 곧 풀려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저를 나서는 이씨는 얼굴이 수척했고 수염이 자란 상태였으나 대체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씨는 다른 일본인들과 달리 하오 6시 30분께 시내 자신의 아파트로 직행했다. 그는 친구들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 언론은 물론 일본 언론과도 만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일본 상사 직원으로서 『보도진과의 접촉을 일체 삼가라』는 일본정부의 특별지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오문자(60·도쿄 거주)씨는 『일본에 돌아오면 좋아하는 한국요리를 만들어 줄 작정』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편 이원영 페루 주재 한국대사는 페루일본친선협회로 달려가 이씨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김영삼 대통령과 국민의 관심이 각별했다』며 축하의 말을 전하자 이씨는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12일만에 풀려난 이씨는 재일사학자 이진희(67)씨의 2남1녀 중 장남으로 게이오(경응)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91년 미쓰비시상사에 입사, 94년 7월 페루 현지법인 사장비서로 파견됐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에 능통한 이씨는 이원영 대사가 석방된 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인질로 남아 있었다.

◎수감게릴라 모친 “교섭중재 용의”

페루 리마 일본 대사관저에서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좌익반군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 소속 게릴라들은 28일 석방한 인질들을 통해 성명을 발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바란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에 앞서 현지 언론은 뉴욕의 게릴라 소식통의 말을 인용, 이들이 내년 1월1일까지 요구조건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 인질들과 함께 자폭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억류중인 일본인 인질들은 이날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일본총리에게 편지를 보내 『24시간내내 무장게릴라들에게 감시를 받고 있다』며 『일본정부가 페루정부에 모든 인질들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내에 석방되도록 강력하게 촉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일본 NHK방송이 보도했다.

○…롤란드 비글러 페루적십자사 대변인은 『인질들이 고문이나 학대를 받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강조했으며 엔리크 펜다비스 페루 수출인협회 회장도 『우리는 상황이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잘 대우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수감중인 MRTA지도자 빅토르 폴라이의 어머니 오틸리아(68)는 이날 밤 리마 자택에서 회견을 갖고 페루정부와 게릴라간의 교섭을 중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로베르토 로바이나 쿠바외무장관은 28일 이번 인질사태와 관련, 쿠바는 인질범들과 페루정부 사이의 중재역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과테말라시티를 방문중인 로바이나 장관은 『이번 사태는 명백한 페루 국내 문제이기 때문에 쿠바는 어떠한 언급조차 피하고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리마=조재용·도쿄=신윤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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