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엔 애매한 대목/사과대상 특정안한채 「막심한 인명피해」 명기/공비죽음 포함 억지 소지/영문엔 「비극적」 표현정부는 잠수함 침투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문내용을 100%는 아니지만 우리의 요구가 대체적으로 반영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구체적으로 사과의 주체가 북한의 권위있는 당국자 여야하고 사과의 내용에 시인, 사과 및 재발방지 약속의 세요소가 포함 돼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가 그런대로 충족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북한의 이번 사과가 전례에 비추어 볼때 상당히 이례적 수준의 조치라고 보고 있다.
우선 북한은 외교부대변인이 위임에 의해 발표한 성명의 형식을 취함으로써 사과의 형식 및 주체가 북한당국 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68년 청와대습격사건과 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때의 사과가 구두메시지의 형식을 취했고 지난해 시 아펙스호 인공기게양사건때 팩스전문을 보냈던 것에 비해 진일보한 것이다.
북한은 사과문에서 「강릉해상에서의 잠수함 사건」이라고 명시, 북한 잠수함이 우리 영해를 침범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는 표현도 외교관례상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 사과의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는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한은 또 「그러한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재발방지 약속과 함께 잠수함 사건의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이는 북한이 종전까지 유사한 무력도발 사건이 있을때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쌍방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고 해왔던 데 비하면 분명히 달라진 모습이다. 북한은 이와 함께 한반도에서의 공고한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함으로써 4자회담에 긍정적인 자세로 임할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북한이 한미공조의 벽에 막혀 상당한 양보를 했다고 하지만 사과문에는 여전히 애매한 대목이 있는게 사실이다. 우선 사과의 대상이 특정 돼 있지않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평양방송을 통해 우리말로 사과하는 것은 그 사과가 우리에 대한 것임을 뜻한다』고 말했지만 사과문에는 마치 북한이 국제사회 일반에 대해 사과하는 것처럼 돼있다. 북한은 또 「막심한 인명피해」라고만 명기, 우리 국민이 입은 인명피해라는 점을 흐리고 북한측 잠수함 승무원과 무장공비가 희생된 것까지 포함시켰다. 나아가 영문으로된 사과문을 직역하면 「비극적인 인명손실」이된다. 북한 승무원의 희생을 더욱 강조하는 뉘앙스로 해석될수도 있는 대목이다. 물론 북한은 단순히 「잠수함 사건」이라고만 칭함으로써 잠수함이 우리 영해에 넘어온 의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의 언급도 하지 않았다.<김병찬 기자>김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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