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철. 13년전 미얀마(당시는 버마)군사법정에서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올해 41세가 되는 개성주둔 북한 정찰부대 소속의 전 북한군 상위(우리의 대위에 해당)다. 83년 10월9일 미얀마를 공식방문중이던 전두환 대통령 일행에게 폭탄테러를 가했다가 생포된 범인 2명 가운데 1명이다.또 다른 한명, 진모라는 이 특공대의 조장은 끝까지 신문에 함구했으나 미얀마 군사법정의 사형선고로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불교를 숭상해 살상을 금기시하는 미얀마로서는 미증유의 「집행」이라고 해서 회자된 바 있다.
인간은 본래 하나뿐인 자신의 생명에 대해 무한한 애착을 갖게 마련이다. 그가 생포되기 직전 추격하는 미얀마군경에게 던지려 안전핀을 뽑았던 수류탄이 자신의 손에서 터지면서 부상을 입고 체포됐을 때 미얀마수사팀은 이 상황을 역이용, 자백의 단초를 이끌어낸 이야기는 유명하다.
『당신이 공격용이라고 받은 수류탄은 실은 자폭용이었소』라는 이 한마디가 그로부터 자백을 얻어내는 실마리가 된 것이다. 북한으로부터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유사시 그는 폭살되도록 운명지어져 있었음이 드러났다.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현실 앞에서 그는 배신감을 되뇌며 결국 자백을 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미얀마당국이 13년간 수형중인 강민철의 건강상태가 크게 악화하자 석방을 하기 위해 사면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일부보도는 전하고 있다.
만약에 사실이라면 우리 정부도 관심을 갖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왜냐하면 북한테러의 움직일 수 없는 「물증」인 강이 석방된다 한들 치료는 커녕 갈 곳조차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혹시 그가 석방되면 북한은 이 골치아픈 「물증」을 없애버리려 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다고 강을 한국으로 데려올 수도 없는 일이다. 시인은 커녕, 아직도 「아웅산테러는 남한의 자작극」이라고 생떼를 쓰고 있는 북한이 있기에 말이다.<논설위원실에서>논설위원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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