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항운노조·태광산업 등 유보·불참 늘어【울산·광주=박재영·안경호 기자】 정부 여당의 노동관계법 날치기통과에 반발하는 파업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역노련과 단위노조가 파업을 유보하는 등 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총련산하 현대알루미늄 등 5개 노조는 27일 회사의 어려운 경영여건 등을 감안, 파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또 전면파업을 선언한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강관 등 3개 노조도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열기가 임금협상때 보였던 것과 사뭇 달랐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2만7,000여 근로자중 93%인 2만5,000여명이 파업 이튿날인 27일 정상근무했다. 이들이 조업에 복귀한 것은 작업장 이탈에 따른 임금손실과 연말성과급 200% 미지급 등 불이익을 우려, 노조집행부의 파업지침을 무시하고 현업에 속속 복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강관의 660여 조합원들도 불법파업에 따른 무노동무임금 적용을 우려해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파업유보결정을 내리고 정상조업에 들어갔다.
현대미포조선소도 조합원 2,200여명중 60%가 파업에 따른 회사손실이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는 회사측의 설득에 따라 복귀했다.
조합원 500명의 울산 대한알루미늄노조는 94년이후 누적적자가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회사경영이 긴박한 상황에서 파업은 곧 폐업이라는 절박감이 감돌아 전면파업은 피했다.
또 현대종합목재노조는 노동법관련 파업은 하지 않고 경영합리화에 따른 조합원 생계대책 등을 회사측과 협의중이며, 현대알루미늄노조도 전면파업 대신 잔업거부 등 비교적 소극적인 쟁의노선을 검토중이다.
특히 민주노총 산하 태광산업(주) 울산공장노조(위원장 정기열·36)는 이날 위원장 직권으로 파업유보를 결정했다. 이 회사 노조는 26일 하오 대의원대회에서 27일 하오 2시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키로 결정했으나 노조위원장이 이날 상오 출근하는 2,400여 조합원들에게 성명서를 나눠 주며 파업유보를 호소했다.
정위원장은 일부 조합원과 대의원들이 이에 반발하자 『노동법개정 투쟁상황이 종결되면 조합원 신임투표에 부쳐 결과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자동차노련 서울버스지부(지부장 권세준)도 이날 낮 비상회의를 열고 한국노총이 밝힌 시한부파업 결정을 유보키로 했다. 지부측은 『산하 88개 단위노조의 행동통일 등 내부적인 준비부족으로 파업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전국 항만, 철도, 농수산물시장 등 54개 노조 4만5,000명의 조합원을 보유한 전국항운노조연맹(위원장 오문환)도 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이 우려된다며 이날 정상조업했다.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 공단인 전남 여천공단내 금호쉘 금호MDI 남해화학 한화종합화학 호남석유 등 23개 석유화학업체도 이날 파업에 동참키로 했으나 생산제품의 특수성을 감안, 아침근무조가 정상 근무시간인 상오 7시부터 하오 3시까지 근무한뒤 교대조를 투입하지않고 아침조가 계속 일하는 형태의 부분파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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