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 3선개헌 ‘압권’… 기자석서 가결 선포도26일 새벽 기습적으로 이뤄진 안기부법과 노동관계법 개정안 등의 처리는 15대 국회의 첫 날치기로 기록된다. 강행 또는 변칙처리를 뜻하는 「날치기」의 역사는 52년 2대 국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모두 45차례의 날치기가 이뤄졌다. 1공화국때 여당은 발췌개헌안(52년) 사사오입개헌안(54년) 보안법개정안(58년) 등을 변칙처리했다.
날치기 사례 가운데 「압권」은 69년의 삼선개헌안 처리다. 야당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하자 여당의원들은 새벽 2시께 별관에 모여 개헌안을 의결했다. 79년에도 여당은 사복경찰을 불러 인의 장막을 친채 본회의장이 아닌 국회 146호실에서 김영삼 신민당총재 제명동의안을 전격 처리했다. 5공시절에도 다양한 형태의 날치기가 있었다. 85년말 신민당이 개헌특위 구성 요구와 예산안 처리를 연계하자 민정당은 월요일 새벽에 국회 146호실에서 문을 걸어잠근채 예산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또 86년 국시발언파동때는 민정당이 경호권을 발동한 가운데 참의원회의실에서 신민당 유성환 의원 구속동의안을 처리했다.
93년 문민정부 출범이후에도 날치기는 사라지지 않았다. 94년 12월 예산안 처리때는 이춘구 부의장이 돌연 본회의장 2층 지방기자석에 나타나 무선마이크로 가결을 선포했다.<김광덕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