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생·유연 외교 기치/‘유럽 빈국’ 오명씻기 온힘『그리스 국민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운 길을 선택했습니다』 범그리스사회운동(PASOK)의 코스타스 시미티스(60) 총리는 9·22조기총선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21세기를 앞둔 그리스 경제의 회생을 염두에 두고 이렇게 다짐했다. 1월 당내 경선을 통해 안드레우 파판드레우 전 총리의 후임으로 힘겹게 총리직을 승계한 개혁파 사회주의자 시미티스 총리는 9월 조기총선을 통해 독자적인 지도력을 새롭게 인정받은 것이다.
경제개혁을 위해 갈길이 바쁜 시미티스 총리는 그동안 당내에서는 파판드레우 전 총리의 추종자들로부터 견제당했고 보수야당인 신민주당(ND)으로부터는 터키와의 영토분쟁에 미온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시미티스 총리는 또 공공부채 절감, 인플레 억제 등 인기없는 긴축정책을 추진할 경우 내년 총선이 더욱 힘겨울 것이라고 판단, 조기총선을 통한 정면돌파를 시도했던 것이다.
시미티스 총리는 총선 승리후 터키와의 영토분쟁이 재발하자 갈등을 빚었던 게라시모스 아르세니스 국방장관을 경질하고 20여년만에 올해 인플레를 한자리 수로 억제한 야노스 파판토니우 재무장관을 유임시키는 등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시미티스 총리의 정책은 파판드레우 전 총리와는 달리 복지축소 및 긴축기조 유지, 터키와의 분쟁에 대한 유연대응, 친미·친유럽정책으로 요약된다.
테크노크라트 츨신인 시미티스 총리는 무엇보다 그리스가 99년에 출범하는 유럽단일통화제도에 참가하지 못할 경우 「유럽의 고아」로 전락할 것이라며 단일통화제도 참가를 위한 여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회원국중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하는 그리스의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EU와 긴밀한 관계유지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공공지출 축소, 공기업 개혁, 예산절감과 함께 인플레 및 탈세와의 전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외교면에서도 시미티스 총리는 터키와의 영토분쟁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기본 방침을 유지하면서도 화해와 타협을 중시하는 유연대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반대, 반미를 외치던 민족주의적 사회주의자 파판드레우 전 총리와는 달리 EU 및 나토와의 유대강화, 그리스내 미군기지 존속 등 대미 우호정책을 외교정책의 근간으로 유지하고 있다.<최서용 기자>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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