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도 배당요구 안하면/체임 우선변제권 상실”/대법원 판결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용훈 대법관)는 25일 권기종씨 등 부도가 난 제일세라믹의 전직원 64명이 『임금채권을 우선 변제하라』며 성업공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 상고심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은 회사가 부도난 경우 3개월분의 임금과 퇴직금을 다른 채권에 우선 변제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회사 경매절차가 끝날 때까지 적법절차에 따라 배당요구를 하지 않은 원고들의 청구는 민법상 「권리구제」의 원칙을 감안할 때 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의 판결은 7월 대법원이 민사소송법 개정작업에 착수하면서 경매 및 배당과정에서 모든 채권자들을 동등하게 대우하던 방식에서 탈피, 적극적인 권리주장을 한 채권자를 우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이후 나온 것이다.

권씨 등은 93년 3월 제일세라믹이 부도로 경매에 부쳐졌으나 경매 종료일인 다음해 3월3일까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배당이 이뤄진 후 나머지 3억6,600만원만 배당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