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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에도 막후협상 긴박/페루 인질사태 8일째 현장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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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전야에도 막후협상 긴박/페루 인질사태 8일째 현장 표정

입력
1996.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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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접촉 일부성과… 트리·미사 등 여유도24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일본대사관저 지붕위에는 조그만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졌다. 이 트리는 관저에서 8일째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게릴라들이 성탄전야를 맞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관저에는 인질가족들의 메모와 국제적십자사가 준비한 성찬용 빵 200개 포도주 1병 등이 전달됐다. 인질에 포함된 후안 훌리온 위츠트 신부가 성탄미사도 집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탄전야에도 불구, 인질사태의 막후에서는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중재협상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이날 현재 드러나 있는 대화채널은 페루정부의 공식협상대표인 도밍고 팔레르모 교육부 장관과 미셸 미니히 국제적십자사 페루대표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면으로는 여러 갈래의 협상선이 혼재돼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하오 게릴라측이 타바레 보칼란드로 우루과이 대사를 석방한 것도 우루과이 정부와 게릴라측간의 개별 핫라인이 가동된 결과로 여겨진다. 대신 우루과이 정부측은 이보다 2시간 앞서 몬테비데오의 감옥에 수감중이던 MRTA게릴라 2명을 석방했다. 페루정부와는 별개로 단독 직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리마의 외교가에서는 성탄전야를 맞아 한정된 소수의 추가 인질석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이 경우 지병을 앓고 있는 볼리비아대사가 우선적으로 풀려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게릴라측은 이같은 인도적 이유보다는 주고 받는 거래관계를 더 중시한 것이다.

사태해결을 위한 막후채널은 게릴라측과 페루정부, 페루정부와 일본정부 사이에 집중적으로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들어 게릴라들의 망명지로 쿠바가 거론되기 시작한 것도 페루와 일본사이에 캐나다가 중재에 나서면서 내놓은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망명후보지로는 이밖에도 중미국가 스위스 덴마크 등 매우 다양한 국가들이 거론되고 있다.

페루정부와 게릴라는 이날 장기전에 대비, 유리한 협상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였다. 게릴라측은 보칼란드로 우루과이대사를 선별석방시킴으로써 자신들이 국면을 주도하고 있음을 과시하려 했다. 이에 비해 페루정부는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이 21일 게릴라들이 투항할 경우 이를 다룰 대책기구로 제시한 「보증위원회」의 구성원칙을 발표, 당초의 정부페이스가 유지되고 있음을 부각시켰다. 페루정부는 이 위원회가 ▲정부대표로 팔레르모 장관 ▲국제기구대표로 미셸 미니히 국제적십자사 페루대표 ▲국민대표로 호르헤 산티 스테반 인권위원장이 선정될 것이며 이밖에 가톨릭 대표와 국회대표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리마=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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