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각은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다. 우리는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어떤 의도가 보이고 경제적으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번 개각을 경제쪽과 관련시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정치적으로 보면 이번 개각은 대선을 앞둔 지역적 배려와 논공행상 위주로 인사를 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정시채 농림 안광구 통산 강현욱 환경 김한규 총무처 장관 등의 기용은 각각 호남과 충청 대구 지역에 대한 배려와 정치적인 논공행상, 대선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라는 점에서 개각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4년도 안돼 20여 차례가 넘는 잦은 개각과 반년짜리 장관을 양산하는 것도 정책의 일관성과 책임행정이라는 면에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보면 이번 개각이 갖는 의미가 크다. 우선 통산부와 농림 환경 과기처 등 주요 경제부처 장관이 대부분 바뀌어 개각의 폭이 적지않고 수출 외채등 현안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부처의 장관을 경질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특히 문민정부 출범을 전후해 경제특보와 경제수석을 지내면서 신경제를 설계한 당사자중의 한 사람인 박재윤 통산부장관을 해임한 것은 그 문책성을 주목할 만하다.
출범 당시 신경제의 화려했던 청사진에 비추어 보면 지금 우리 경제의 실상은 너무나 초라하다. 7차 경제사회개발 5개년 계획을 휴지로 만들어 버리고 30년 경제개발의 흐름과 전통을 단절시키면서 야심차게 시작했던 신경제 5개년 계획은 지금 그 형체도 알아보기 어렵게 돼있다. 94년에 국제수지균형 95년부터 흑자를 낸다던 것은 접어두더라도 물가나 경쟁력 등 경제의 기반과 구조면에서라도 어떤 성과가 있었어야 했고 하다못해 계획이 엉망이 된데 대해 무슨 설명이라도 있었어야 했다. 신경제는 너무 무책임했고 불성실했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개각의 문책성은 주목할 만한 것이다.
우리는 그러나 이같은 문책성 보다 『경제쪽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는 청와대 당국의 개각 취지 설명에 더 주목을 하고 싶다. 경제는 사람이 하는 것이므로 사람이 바뀌는 것은 국면전환의 전기가 될 수 있다. 이번 개각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경제전반에 의욕과 활기를 불어넣는데 새 내각이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경기에 부도사태 까지 겹쳐 경제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과 위기의식이 한껏 고조돼 있는 상황이다. 수출증진과 수입억제, 외채감축과 과소비규제, 낭비 비효율의 제거와 저축장려 물가안정 등 당면한 현안과제들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특히 지탄이 많았던 통산부가 현안의 주무부처로서 앞장서서 분발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