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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합집산」의 시작인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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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합집산」의 시작인가(사설)

입력
1996.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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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각규 강원도지사와 유종수·황학수 의원, 김기열 원주시장 등 강원지역 자민련 단체장과 의원들의 동반탈당은 그간 항간에 나돌던 정계개편설이 우리의 가시권에 접근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단초이리라고 한편으로는 긍정적인 생각을 하면서도 솔직하게 말해 우리는 황당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도지사와 두 현역의원 및 원주시장이 한꺼번에 탈당함으로써 자민련은 하루 아침에 이 지역에서의 지지기반을 송두리째 상실하게 된 셈이다. 지난 1월 주병덕 충북지사와 4월 김화남(의성) 의원의 탈당으로 당세가 위축된 후 이같은 추가이탈로 자민련은 심각한 내홍에 휘말리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수준 탓으로 돌릴 수 밖에 없겠지만 너무나 황당한 「깜짝 쇼」여서 그저 어리둥절할 뿐이다. 아직 자민련을 이탈한 이들이 여당행을 택하리라는 뚜렷한 시사는 없지만 있을 수 있는 가능성으로 인해 이들의 이탈을 둘러싸고 여당과 자민련 사이에는 벌써부터 치열한 성명전이 전개되고 있는 형국이다.

세밑정국은 이같은 여야간의 첨예한 대결양상으로 인해 가파른 형국을 면치 못하리라는 전망이 가능할 것 같다. 이유는 간명하다. 최지사를 비롯한 집단탈당이 여권의 작용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믿는 야당측과 이를 공연한 정치적 생트집에 불과하다는 여당측의 공방이 다분히 제어할 수 있는 감정억제선을 넘었다는 인상마저 주고있기 때문이다.

내년 대선을 꼭 1년 앞둔 시점이라 이들의 자민련 이탈이유에 정치적 배경설이 무게가 실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정책적 견해차이나 이념상의 문제로 도저히 공존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소속원이 정당을 떠나는 것은 오히려 떳떳한 처사일 수가 있다. 자기와 같은 이념, 같은 가치체계를 공유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은 그 사람의 기본권에 속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야당소속 도백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최지사의 자민련 탈당의 변은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그럼 도지사에 야당후보로 출마할 때 야당하는 어려움도 모르고 출사표를 던졌단 말인가. 우리가 최지사의 탈당의 변에 동조를 할 수 없는 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바야흐로 내년대선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이같은 정치권에서의 합종연횡이나 이합집산현상이 잦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무수한 구심력과 원심력에 의해 세력재편 등 지각 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럴 때를 슬기롭게 대비할 수 있는 정당일수록 생명력이 길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역사에서 경험한 바다. 국민들은 깜짝 쇼가 아닌 명분과 이치에 맞는 이합집산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정치권은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당간의 합리적 정책대결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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