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출작전 감행땐 불상사 우려 “평화적 해결” 강조페루 리마의 대사관저 인질극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이케다 유키히코(지전행언) 일본 외무장관이 19일 급거 현지로 떠났다. 인질들의 안전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일본은 인질석방과 사건해결을 위해서는 각국의 협력에 의한 「정치적 판단」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이 외무장관을 현지로 급파한 것은 게릴라 섬멸을 선언하고 소탕작전을 펴온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과 결사항전으로 후지모리의 최대 후원국인 일본의 대사관 점거를 택한 게릴라세력, 초법규적 조치가 난무해 온 과거사례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사건의 해결 방안을 페루정부에만 맡겨둘 경우 불상사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가 직접 정부 대책본부 본부장을 맡고 이케다 장관이 출발전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 것은 페루 정부에 일본의 입장을 최대한 고려하라는 의사표시로 해석된다.
일본의 언론들은 인기하락세에 강경일변도로 흐르는 후지모리 대통령이 만에 하나 구출작전을 결행, 인질들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일본측은 대사관저가 치외법권지역이고 각국 외교관들이 다수 인질이 돼 있는 만큼 페루 정부는 대사관저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사전에 일본 및 관련국의 양해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인질석방과 복역중인 게릴라석방이 합의되더라도 정부군이 귀환길을 공격할 것이라는 점을 잘 아는 게릴라들이 정글의 안전지대나 쿠바 등까지 인질을 데리고 갈 가능성이 있어 석방 시나리오의 완성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사건해결의 핵심은 일본의 압력 및 89년 이후 게릴라 등과 장기간 전쟁을 치러온 군부세력 사이에서 후지모리 대통령이 과연 복역중인 게릴라 석방 등 결단을 내릴 수 있느냐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한 전문가는 『80년 콜롬비아의 도미니카대사관저 점거사건 해결이 한달 가량 걸렸던 것처럼 이번 사건도 장기화할 소지가 많다』고 전망했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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