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은 마케팅이다』연말연시를 맞아 금융권에서 「액자달력 마케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들은 그동안 매년 50여만부의 달력을 찍어 고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면서도 관리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달력을 액자에 넣어 달마다 바꿔끼는 「액자 달력」이 일선 금융기관의 예금유치작전의 중요한 수단으로 등장했다.
은행장이나 대형고객을 위해 장식용으로 제작됐던 「액자 달력」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주요한 마케팅 수단이 된 까닭은 뭘까. 액자달력의 특성상 두달에 한번은 반드시 액자를 떼어내 갈아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숨겨진 위력이다. 거래처에 액자달력을 설치해준 은행들은 2개월마다 달력을 바꿔줘야 하는데 일단 액자를 갈아끼우기 위해 거래처를 찾아가면 예금유치작업이 자연스레 이뤄지게 된다는 것이다. 달력을 매개로 거래처와 친해지는 「관계 마케팅」이 이뤄지는 셈이다.
실제로 서울근교 변두리 지점에 평균 50∼60개의 액자달력을 보급한 외환은행의 경우 액자달력을 설치한 거래처는 다른 은행과 거래를 끊고라도 계좌를 개설할 정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40만부의 달력을 인쇄한 기업은행도 지난해 개당 6,000원에 만들어 보급한 달력액자용으로 2만개의 달력을 따로 확보해놓은 상태다.
서울대 박사과정 이준엽씨는 『최근 마케팅의 새로운 조류로 고객과의 친밀성을 높이는 관계마케팅이 유행』이라며 『액자마케팅은 관계마케팅의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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