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100년 바탕 도전 100년 “공격경영 최우선”/‘한번 입사하면 평생사원’ 신바람나는 회사 만들 것/정밀화학·정보유통 등 강화 세계화 추진/해외공장 설립 등 OB맥주 재도약 전략 마련창업 100년의 두산그룹이 창업 2세기를 맞아 박용오 신임회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박회장은 취임이후 우선 기업을 「신바람 나는 조직」으로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신시장을 개척해나가는 「공격경영」을 선언했다. 박회장이 펼칠 두산의 새로운 「도전 100년」의 청사진과 경영철학을 들어본다.<편집자 주>편집자>
□대담:방민준 경제과학부장
―회장에 취임한뒤 생활이 부회장때와 많이 달라졌으리라 봅니다. 취임소감과 창업 2세기를 맞아 구상하신 그룹 운영방침을 밝혀 주십시오.
『두산은 올해 국내기업 최초로 기업 100년 위업을 달성했습니다. 창업 2세기의 원년인 97년을 눈앞에 두고 그룹회장으로 취임, 막중한 책임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신임회장으로 그룹의 경영방침을 전임회장이신 박용곤 명예회장께서 이룬 「전통 100년」을 기반으로 「도전 100년」을 달성하기 위해 그룹의 분위기를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기업풍토로 전환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계획입니다. 또 ▲사장중심의 책임경영체제 확립 ▲해외시장의 적극진출 ▲전 사업부문을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로 전환 ▲현장중심의 관리체제 확립 등 「도전경영」을 그룹의 경영방침으로 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보수―안정적인 이미지」로 알려져 있던 두산을 「도전―공격적인 모습」으로 바꾸겠습니다』
―두산그룹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원들의 사기진작입니다. 경제여건이 어려운 만큼 사원들에게 보다 「신바람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안됩니다. 회장이 앞에서 북을 쳐도 사원들이 신바람이 나지않으면 뒤에서 장구를 치며 따라오겠습니까. 저는 「새로 태어난다는 기분」으로 두산그룹 가족 모두가 함께 「북치고 장구치는」 신바람 나는 회사를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신바람나는 분위기」는 어떻게 만들어 나가겠습니까.
『두산 특유의 기업문화는 신뢰·성실·인화라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오늘날도 이같은 기업문화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기업이 새로운 사회현상과 기업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따라 이를 적응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진통도 따르기 마련입니다. 최근 명퇴바람의 여파가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기업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구제책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원채용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한번 입사하면 평생사원」이라는 의식을 갖게해 줘야 사원들도 자긍심을 갖고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또 회장 스스로가 생산 및 영업현장을 직접방문,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고민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언로가 열린 기업분위기」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회장님께서 밝히신 「도전과 공격적인 경영」의 구체적인 사업구상은 무엇입니까.
『두산은 앞으로 기존 사업중에서 그룹의 핵심역량과 일치하는 정밀화학 생명공학 유통 정보통신 등 고부가가치사업분야를 강화, 이를 바탕으로 세계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그룹내 각사의 연구소들에서 개발한 뛰어난 고부가 가치의 기술소재들은 상품화작업을 통해 향후 그룹이 재도약하기 위한 「히든카드」가 될 것입니다. 또한 생활문화 사업군인 주류·식음료사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고 과감한 해외투자와 현지사업을 전개, 식음료사업부분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육성·발전시킬 방침입니다. 또 국내 포장업의 선두기업인 두산유리 두산제관 삼화왕관 등 3개사의 핵심역량을 집중, 세계시장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전략을 구상중에 있습니다』
―두산은 현재 미국의 전문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사로 부터 심도있는 경영진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성과는 어떻습니까.
『지난 2월부터 경영진단과 함께 사업구조 조정작업을 전개, 이미 1단계가 완료됐습니다. 맥킨지사와 공동으로 추진중인 사업구조 조정작업에 대해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의 성과에 대해서도 확신합니다. 계열사 통폐합, 단순지분 매각, 자산의 효율적 운용을 위한 불요불급의 자산매각, 노동집약적이고 비수익성 사업의 정리 등을 통한 살빼기작업은 바로 맥킨사의 경영진단을 참고로 한 것입니다』
―두산은 연봉제와 리스트럭처링 등을 다른 기업보다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최근 경제불황과 함께 기업들의 손익구조가 나빠져 두산 역시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업구조를 고부가가치사업 위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사업부·지분·부동산 등을 매각하다보니 이것이 와전돼 루머도 생긴 것 같습니다. 두산은 올해 5조7,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며 그룹 리스트럭처링 1단계작업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 내년부터는 손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확신하며 98년까지 제2, 3단계의 리스트럭처링을 전개, 두산의 사업구조를 미래지향적 사업구조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OB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적자가 불어나 그룹경영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물론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OB맥주는 맥주업종이 장치산업으로서 투자회수에 대한 문제가 오늘날 이같은 어려움을 초래했다고 봅니다. 그만큼 질 높은 기계에 좋은 원료를 쓰고 있다는 자긍심도 갖고 있지만 일선 업소들의 유통측면에서 그 성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OB맥주를 재도약시킬 충분한 전략과 복안이 마련중에 있습니다. 또 세계 최대 맥주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개발도상국, 맥주산업이 급속히 성장중인 베트남 등에 맥주공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취임이후 하루 일과는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상오 7시에 출근, 그룹 전반의 업무파악과 지방영업장 방문 등을 마치고 귀가하면 매일같이 밤 11시가 넘습니다. 저 역시 평소 「부지런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최근 체력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합니다. 앞으로 지방 사업장을 다 돌아보려면 3주정도 더 걸릴 듯싶고 내년 1월 중순까지 임직원인사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하오에 매일하던 조깅도 중단한 상태입니다』<정리=장학만 기자>정리=장학만>
□약력
▲37년 서울 출생 ▲56년 경기고 졸업 ▲64년 미국 뉴욕대 상과대 졸업 ▲65년 두산산업(주) 입사 ▲74년 동양맥주 전무 ▲77년 두산산업(주) 대표이사 ▲81년 동양맥주 대표이사 ▲82년 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회위원장(현) ▲84년 두산그룹 부회장 ▲91년 프로야구 OB베어스 구단주 ▲93년 두산상사 회장 ▲96년 12월4일 두산그룹 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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