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 및 5·18사건 2심에서는 박준병 피고인이 1심에 이어 유일하게 무죄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주영복 피고인은 나머지 피고인 14명이 형을 감경받은 데 반해 유일하게 동일한 형을 선고받았다.◎1심대로 무죄선고된 박준병씨/홀가분한 표정/주변과 일일이 악수
재판부는 박피고인(당시 20사단장)이 12·12 당시 경복궁모임에 참석했지만 모임의 성격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 등을 인정,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며 원심에 이어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는 예상했다는 듯 담담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검찰측은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하면서까지 박씨의 유죄를 입증해 보이려고 노력했으나 결국 재판부는 박씨에게 「혐의 없음」 판단을 내렸다.
박씨가 경복궁모임에 참여한 뒤 사단에 전화를 걸어 『내 육성지시가 없이는 절대 출동하지 말라』고 수차례 지시한 점은 인정되지만 이것이 곧 육본측의 20사단 동원을 적극적으로 저지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
육본측에서도 20사단 병력을 동원하겠다는 목적보다는 합수부측의 병력동원을 저지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게다가 박씨는 경복궁모임에 참여한 다른 피고인들과 이해관계를 함께 하지 않았으며 모임의 성격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고 있지 못했다는 점 등이 참작됐다.
박씨는 재판이 끝난 뒤 대부분 형이 감경된 피고인들과 악수를 나누고 『수고했다』는 인사를 나누며 홀가분하게 법정을 나갔다.
◎유일하게 형 감경안된 주영복씨/‘예상밖 7년’에 고개 떨군채 참담
1심에서 내란목적 살인죄가 적용된 피고인들에게 재판부가 광주재진입작전에 관한 내란목적살인죄를 인정함에 따라 주피고인은 항소심에서도 내란목적살인죄의 족쇄를 벗지 못했다. 상무충정작전을 실시, 전남도청 등을 다시 장악하려면 무장시위대를 제압해야 하므로 이는 사격을 전제한 발포명령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또 광주시위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막지 않으면 내란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던 상황이 인정되므로 이는 내란목적 달성의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계엄사령관 이희성 피고인과 국방부장관 주피고인이 헌법을 유린하는 내란세력으로부터 정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오히려 내란세력에 추종한 만큼 책임이 무겁다』고 밝혔다.
1심에서 주피고인은 작전계통에 포함되지 않은 민간인 신분인 국방부장관직에 있었다는 점에서 이피고인(징역 8년)보다 형량이 낮게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는 차별성이 배제돼 이피고인과 똑같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주피고인은 당초의 예상과 달리 징역 7년이 선고되자 고개를 떨군 채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이영태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