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격분 법원내 농성/전씨 집 감경소식에 모처럼 밝은 모습/박준병씨 재판부에 90도 인사 눈길/공판 20여분전에 방청석 이미 꽉차항소심 선고공판은 긴장되고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신속하고 무리없이 진행됐다. 그러나 선고형량에 대해 연희동측은 크게 만족한 반응을 보인 반면, 5·18유족과 관련피해자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고법 417호 법정은 16일 상오 9시40분께 이미 방청석이 한치의 빈틈없이 들어찼다. 권성 부장판사 등 재판부는 공판시간보다 3분여 빨리 입정, 곧 바로 피고인의 입정을 지시했고 전두환·노태우·유학성·황영시 피고인 등의 순으로 16명의 피고인들이 줄줄이 입정했다. 1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박준병 피고인은 방청석과 재판부를 향해 90도에 가깝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 시선을 끌었다. 권부장판사가 기록을 위해 30초간의 사진촬영을 허락하자 피고인들은 태연해 하면서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권재판장은 피고인 입정이 끝나자 4명씩 4줄로 서있던 피고인들을 향해 판결이유를 설명하겠다고 밝힌 뒤 『판결문 낭독시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피고인들을 일단 앉히겠다』며 『그러나 주문을 낭독할 때는 호명할 때마다 피고인별로 일어서서 선고형량을 들으라』고 지시했다.
○…정동년 5·18광주민주화항쟁연합 상임의장은 이날 상오 방청석에 들어가기 전 보도진에게 『전두환씨가 이제라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빌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이 끝난 뒤 정의장은 『전혀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감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재판부가 87년의 6·29 선언을 감경의 근거로 세웠으나 6·29선언은 당시의 정권이 국민의 힘에 굴복한 것이지 스스로 취한 조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재판결과에 격분한 5·18관련 유족회 등은 거세게 항의하며 법원 건물내에서 농성을 벌였다. 광주유족회원 최옥례(66·광주 서구 월곡동)씨는 『5·18때 군에 의해 죽은 남편의 시신조차 아직 못 찾았다』며 『5·18을 일으킨 전두환과 정호용은 죽어 마땅하다』며 울부짖었다.
○…연희동 전씨 자택에는 부인 이순자씨와 큰아들 재국씨 내외, 막내 재만씨 등이 선고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다 감형소식을 듣고는 소식을 전해준 비서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등 모처럼 밝은 표정이었다.
한편 노씨의 부인 김옥숙씨와 비서관들은 감경소식을 반기면서도 지난번 1심 공판때 무기징역을 구형받았다가 일부 감경됐던 탓인지 전씨 가족들에 비해 비교적 담담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윤순환·이영태 기자>윤순환·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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