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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티시즘 & 예술성 아슬아슬한 줄타기/뮤지컬 ‘바디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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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티시즘 & 예술성 아슬아슬한 줄타기/뮤지컬 ‘바디숍’

입력
1996.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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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립댄서 소재/“흥행의식” 눈총을 벗어날 수 있을지…지난 13일, 금요일 저녁 동숭동 인켈아트홀에서 극단 대중의 뮤지컬 「바디숍」의 첫공연이 있었다. 공연 전부터 수입 뮤지컬에다 선정적인 소재가 지나치게 흥행만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이 쏟아졌던 때문인지, 스태프나 출연진 모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스트립댄스 클럽 「바디숍」. 어느날 할리우드의 유명 감독 프랭클린 프랜시스가 스트립댄서가 출연하는 장면을 「바디숍」에서 찍을 것을 제안한다. 다섯명의 댄서들은 톰 크루즈와의 만남과 5,000달러에 달하는 출연료를 챙길 달콤한 꿈에 젖어들고, 욕망의 부피가 커갈수록 상호 질시와 경쟁 또한 점점 심해진다.

드디어 프랭클린 감독 앞에서 스트립댄스를 추는 저녁, 생각지 못한 불상사가 꼬리를 문다. 도리스는 무서운 환영에 사로잡혀 실수를 저지른다. 리안의 구두 뒷축이 부러지는가 하면, 욕망에 사로잡혀 팬티까지 벗어던지려 한 사만다는 스트립댄스의 품격을 주장하는 클럽 주인 티파니에게 격렬한 비난을 퍼부은 후 짐을 싼다. 프랭클린 감독은 스트립댄스에 대한 자신의 오해를 탓하며 영화촬영을 포기해버리고, 모든 것은 다시 원위치된다.

극의 내용상 반전의 묘미를 충분히 살려내야 하는 「바디숍」은 적어도 첫공연에서만큼은 극 전체가 일정한 리듬을 타지 못했다. 출연진 중 몇몇은 여전히 극중 배역과 완전히 동화하지 못하고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극의 위치」였다. 『상업주의 운운하는 비난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는 오히려 잘 가공된 에로티시즘을 보여줌으로써 외설 연극의 조악함에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연출자 강영걸씨는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러나 「바디숍」은 아직까지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그것들 모두를 아우르는 좁은 길을 찾지 못한 채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

월터 마크스 원작, 강영걸 연출, 박해미 임지연 외 출연. 내년 3월2일까지. 인켈아트홀. (02)741―0251<황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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