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와 함께 30년… 명품 자신감기타 전문 연주가에서 기타 만들기의 세월 30년, 혼자였다. 고군분투의 시간을 관통해 낸 신현구(43)씨의 수제 기타 「신현구 기타」가 바깥나들이를 막 시작했다.
지난 9월부터 서울의 몇몇 음악원을 중심으로 주문이 들어 오고 있다. 지금까지 합판으로 만든 연습용 기타 50대, 원목 기타 10대가 알음알음으로 팔려갔다. 1달에 3대꼴로 만드는 합판 기타는 대당 30만원, 1년에 5대 만드는 원목 기타는 대당 100만∼200만원선. 철저한 주문 제작이다.
『소리가 두텁다』
그의 기타를 만져 본 연주자들의 한결같은 총평이다. 부드럽고 음량이 풍부하다는 말이다.
그는 초등학교 적부터 클래식 기타와 살았다. 커서는 기타 학원 강사로, 솔리스트로 제법 이름을 날렸다. 그는 클래식 기타의 약점을 누구보다 절감하고 있었다. 아름답되 음량은 미약하다는 것.
92년 미국 이민 간 후배가 부쳐 준 책인 「나만의 클래식 기타 만들기」가 불을 당겼다. 그로부터 2년 뒤, 끙끙대던 그에게 또 하나의 복음서 「기타 만들기」가 미국서 날아 왔다. 우선 그는 두 책의 공통점과 차이점이 뭔지, 면밀히 검토했다.
「이번 기타는 제발…」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그동안 만든 70여대의 기타 중 1할은 소리가 성에 차지 않았다. 속을 다시 살펴 보고는 사정 없이 내동댕이쳤다.
그는 자기 손만을 믿는다. 기타의 희거나 검은 선까지도 일일이 칼로 따내고 붙인다. 흰 선은 단풍, 까만 선은 흑단목이다. 기계로 기타 만드는 사람들이 어쩌다 와서 보고는 답답한 양반이라고 혀를 차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진정 필요한 것은 그런 허드렛 소리가 아니라, 전문 연주가들의 평. 지금 자기 기타에 대한 검증이 가장 궁금하다. 그들은 적어도, 옥석을 가려 줄 것으로 그는 믿고 있다.
그는 수원시와 인접한 당수리 벌판 허름한 집에서 82세 노부와 단둘이 살고 있다. 방풍용으로 비닐을 꽁꽁 두른 작업실에서 그는 「마이더스의 손」을 갈고 있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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