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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 ‘중재역’ 주목/미 유엔대사 지명자 리처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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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 ‘중재역’ 주목/미 유엔대사 지명자 리처드슨

입력
1996.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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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유엔대사로 내정돼 마침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이너서클에 합류한 빌 리처드슨(49·뉴멕시코주) 민주당하원의원은 모험심이 강하기로 소문나 있다.007시리즈의 주인공인 제임스 본드를 좋아해 보좌관들 사이에서는 「007」로 통한다. 그는 또 끈질긴 협상가로도 유명하다. 한번 물고 늘어지면 절대 놓아주지 않는 성미라고 해서 「불독」이라는 별명도 있다.

그가 인질 석방의 명수라는 평가를 얻게 된 계기는 94년 12월 평양을 방문하는 도중에 우연히 발생한 미군헬기 격추사건 때였다. 미국정부는 당시 포로가 된 보비 홀 준위의 석방을 위해 그에게 협상의 전권을 부여했다.

그는 평양을 떠나라는 북한관리들의 성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3일동안 평양에 체류하면서 국무부와의 전화중재를 통해 홀 준위의 신병을 넘겨받는 데 성공했다. 나중에 청구된 국제 전화비는 거의 1만달러. 멕시코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미국인처럼 보이지 않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제3세계 지도자들로부터도 호감을 사고 있다.

리처드슨은 13일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엔대사직을 수락하는 짤막한 연설을 통해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과 미국과의 「가교」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지금까지 3차례의 북한방문을 통해 강석주 외교부 부부장을 비롯한 평양지도층과의 신뢰를 구축해 왔다. 에반 헌지커 석방차 평양을 방문했을 때는 2명의 미 공화당의원들의 북한방문을 허가하겠다는 약속도 받아왔다.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그가 유엔무대에 서게되는 경우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해 모종의 중재역할에 나설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랜드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오공단 박사는 『리처드슨 의원은 공산당이 싫어 미국으로 이민온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임 유엔대사와는 스타일도 다르고 모험심을 좋아하는 데다 북한을 이해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유엔 활동이 주목된다』고 말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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