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상유지/LG조금 감산/현대2배 증산반도체업체들이 16메가D램의 내년도 생산량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16메가D램의 내년 세계시장 수요는 올해보다 10%정도 늘어난 17억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생산량을 늘릴 경우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이 자명하고 가격상승효과를 노려 공급을 줄이면 이미 투입한 고정비용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공정개선과 설계기술 발전으로 생산성은 더욱 높아져 내년이면 생산효율이 1.5배에 달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가격하락 추세로 생산량을 늘릴 수만은 없는 형편』이라고 말하고 있다. LG반도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생산성은 높아지지만 증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하락 추세는 더욱 가속이 붙는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기때문이다.
그렇다고 16메가D램의 공급량을 줄여 가격을 다시 회생시켜보려는 구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생산량을 줄일 경우 생산라인 투자비 등 이미 투입된 고정비용으로 원가가 오히려 높아져 감산도 함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또 세계 반도체시장의 30%를 공급하고 있는 국내서만 감산한다고 가격이 오르리라는 보장도 안된다. 세계 메모리반도체시장중 60%이상을 16메가D램이 차지, 주력상품이 64메가D램으로 옮겨가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점도 16메가D램을 과감히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와중에서 국내 반도체 3사의 대응도 가지각색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말 월 1,100만개 생산수준을 내년에도 그대로 유지키로 했으며 LG반도체는 올해보다 약간 줄인 한달 800만개를 생산키로 했다. 현대전자는 가격이 떨어질 것을 감수하고 대량판매를 통해 고정비용을 회수하겠다는 전략아래 내년도 생산물량을 월2,100만개로 올해의 두배로 늘려잡았다. 국내 전체 생산량은 올해 11월 3,000만개보다 3분의 1이 증가한 월 4,000만개에 달하는 셈이다.
현대전자 관계자는 『16메가D램 생산라인에 투입한 고정비용 회수가 충분치 못해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했다』며 『이 생산규모라면 내년도 가격은 개당 6달러까지 떨어질 것은 뻔하지만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현재의 가격대(8∼9달러)에서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생산량을 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도체업체간 경쟁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봐도 된다』며 『내년이면 반도체업체의 어려움이 더욱 심해져 메모리분야를 포기하는 기업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까지 전망했다.
우리나라와 함께 세계 반도체시장의 주요 공급국인 일본도 16메가D램의 내년도 생산량을 현재수준인 한달에 4,700만개정도로 결정한 것도 거의 같은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선년규 기자>선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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