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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냐 강간이냐/13,14세 동족자매와 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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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냐 강간이냐/13,14세 동족자매와 혼인

입력
1996.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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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이라크인 형제 쇠고랑/‘문화차이’ 놓고 법정 논란「결혼이냐, 강간이냐」

미국에 살고 있는 이라크 노총각 형제가 13, 14세의 동족 자매와 합동 결혼식을 올렸다가 강간 혐의로 구속된 사건을 놓고 법정에서 일대 「문화 충돌」이 일어났다.

발단은 걸프전 당시 미국으로 건너온 이라크 총각 라티프 알 후사이니(34)와 동생 마제드 알 타미미(28)가 지난달 9일 네브래스카주 링컨시에서 함께 가진 문제의 결혼식에서 비롯됐다. 형제는 소녀들 아버지의 동의하에 치른 회교식 결혼을 마친 뒤 꿈같은 「초야」를 지냈으나 자매중 언니가 도망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20세 연상의 「늙은」 남편과 함께 살 수 없다는 게 소녀의 호소.

이 소식을 접한 소녀의 학교측이 경찰에 신고, 일단의 이라크인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 그때까지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던 형제들은 강간죄, 자매아버지는 아동학대죄, 그 부인은 경범죄 혐의로 각각 피소, 재판정에 섰다.

노총각 형제는 17세 이하의 소녀와 성관계를 금지한 네브래스카주법을 위반한 혐의로 최고 50년의 징역형에 처할 운명.

법정에서는 미 검찰과 이라크인 변호사측 간에 「제2 걸프전」이 벌어졌다. 검찰측은 실정법상 용납할 수 없는 강간과 성학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변호인측은 13∼14세 소녀의 결혼이 가능한 이라크 관습을 들어 무죄라고 맞서고 있다. 이번 법정 공방은 미국내 이라크인 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등 범아랍권 유력 인사들이 적극 나서 「공동 전선」을 형성, 미국내 아랍권의 권익침해 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링컨시 주민들의 대다수는 이라크인들의 사법처리를 적극 찬성하는 입장. 일부 여성단체에선 이 참에 아랍권의 탄압받는 여성 인권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도망간 14세 소녀는 20세 이라크 남자친구 집에서 동거한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남자친구도 이후 강간혐의로 구속됐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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