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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2기 러시아 정국 전망(격동 ’96 지구촌의 선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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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2기 러시아 정국 전망(격동 ’96 지구촌의 선택:4)

입력
1996.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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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완전 장악/수술 회복만큼 쉽진 않을듯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 2기는 9일로 만 4개월을 넘겼지만 아직도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다. 옐친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6월 대통령 선거에서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후보의 강력한 도전을 뿌리치고 재선에 성공했으나 심장수술로 정치일선에서 물러서 있는 등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러시아 정국도 옐친 대통령의 사실상 「유고」로 크렘린내 권력투쟁이 치열해지면서 혼란국면에서 쉽사리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옐친 대통령이 지난달 5일 심장수술을 받은 뒤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어 정국을 둘러싼 어둠이 조금씩 걷히고 있다. 현재 루스휴양소에서 요양과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는 하루 1∼2시간 산책과 3∼4시간의 집무로 크렘린 복귀를 위해 신체리듬을 조절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를 비롯, 상·하원의장, 국방안보 고위관리들을 차례로 불러 97년도 예산안, 체첸평화안, 연금 및 임금 체불문제를 보고받고 협의하는 등 정국주도권을 되찾아 가고 있다.

그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확장문제와 세르비아사태, 중동평화정착문제 등 그동안 소홀했던 국제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초부터는 본격적인 정상외교에도 나선다. 새해 1월4일 헬무트 콜 독일총리와 모스크바 인근 자비도보 휴양소에서, 3월께에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모스크바(잠정 장소)에서 각각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따라서 옐친 대통령이 이달말께 크렘린으로 복귀하면 러시아는 96년 한해동안 계속됐던 「대선정국」과 「수술정국」이 끝나고 표면상으로는 정상정국에 돌입하게 된다. 특히 그가 심장 수술후 시사한대로 자신의 「유고」중 드러난 안보부서의 실정과 잇달은 대형사고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일부 크렘린 보좌관과 각료를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옐친 대통령의 복귀와 인사개편만으로 러시아가 조만간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같지는 않다. 국가체제를 뒤흔들만큼 심각한 재정적자와 임금체불 사태, 확산되는 시베리아 탄광 파업, 마피아들의 준동 등 심각한 현안은 러시아의 발목을 잡고 있고 체첸평화안 체결에 따른 후유증으로 각 지방의 정치 경제적 독립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러시아군은 최근의 지상군 사령관 인사파동에서 보듯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비록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옐친 대통령의 장래는 러시아의 날씨처럼 음울하게 전개될 듯 하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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