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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탈출일가 조사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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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탈출일가 조사 뒷얘기

입력
1996.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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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원 최씨,국경만 건네주려다 내친김에 귀순 동참/중선 차로 이동 “휘발유티켓 애로”/아이들 “TV 만화영화 신기하다”김경호(61)씨 일가는 서울생활 사흘째인 11일 정부가 마련한 합동신문소에 머무르며 서울생활에 빠르게 적응해가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위장귀순 등이 우려되는 다른 귀순자들과 달리 귀순동기와 신원 등이 확실해 조사에 큰 어려움이 없다』며 『조사의 초점은 북한탈출후 홍콩으로 온 경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탈출과정에 대한 조사는 개개인에 대해 30분단위로 행적을 물을 만큼 철저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김씨 일가는 합동신문조의 까다로운 조사에도 차분하게 대답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당국은 내주초까지 조사를 끝낸뒤 기자회견에 앞서 시내관광, 친척방문도 주선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평범한 가정집을 방문, 서울시민이 살아가는 모습도 보여줄 계획인데 백화점 공원 등을 찾는 것은 안전문제 때문에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관계당국은 또 조사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신문을 보여주거나 TV시청도 허용하고 있다. TV는 김씨의 손자손녀들이 특히 좋아하는데 만화영화 등을 보며 신기해 하고 있다.

김씨일가는 당초 임신 7개월인 막내딸 명순(28)씨의 건강을 크게 염려했으나 산부인과진단을 통해 태아도 건강하다는 사실을 알자 크게 기뻐했다. 명순씨는 『여아인지 남아인지도 알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말에 신기해 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는 얘기다.

한편 관계당국은 기초조사에서 이들이 회령에서 두만강을 넘어 월경하는 과정에 당시 두만강초소에서 탈북자를 감시하고 있던 최영호(30)씨가 결정적 기여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최씨는 김씨일가가 월경했던 10월26일 회령지역의 두만강초소에서 근무하던 사회안전부요원으로 이들과 함께 귀순했다.

최씨는 동료들에게 『중국으로 식량을 구하러 가는 사람들』이라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씨는 김씨 일가를 뉴욕에 있는 최영도씨의 맏며느리 이정희씨가 미리 수배해둔 옌볜(연변)의 조선인가정에 데려다주고 돌아가려 했다가 마음을 바꿔 귀순행렬에 동참했다고 한다.

관계당국은 탈출에 앞서 이정희씨가 중국을 방문, 조선족안내인과 함께 옌볜(연변)에서 선천(심천)까지 사전답사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한 사실도 확인했다.

탈출안내원 확보, 교통편 및 숙소마련 등 탈출의 전과정을 진두지휘한 이씨는 이들이 이용한 선천(심천)에서 홍콩으로 오는 배에 동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그동안 홍콩에 머무르다 김씨일가가 귀국하기 하루 전인 8일 서울에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일가가 탈출과정에서 이용한 중국내 교통편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열차 등 대중교통수단이 아니라 이씨가 미리 구한 차로 전해졌는데 휘발유티켓을 확보하기가 가장 어려웠다는 후문이다.<이동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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