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우리에 감금 굶기고 구타”/금고선 현금·달러 7억대 발견/4명 구속·여교주 등 5명 수배【이천=이범구·김관명 기자】 수원지검 여주지청은 11일 사이비교단 「아가동산」 간부 김호웅(53) 정재각(45·여)씨 등 4명을 살인과 감금 등 혐의로 구속했다. 또 교주 김기순(56·여)씨를 살인 등 혐의로, 강활모(52·(주)신나라레코드물류 대표이사)씨 등 모두 5명을 사기혐의로 수배했다. 검찰은 「아가동산」금고에서 현금 7억여원과 달러 등 1천6백여만원 상당의 외국돈, 교주 김씨의 남편 신현오씨의 방에 있던 가스권총과 공기총 등을 압수했다.<관련기사 38면>관련기사>
수배된 김씨는 8일 하오 9시께 검찰과 경찰 50여명이 아가동산 본관 강당을 급습했을 때 신도 2백여명이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대항하는 사이 달아났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82년 경기 이천시 대월면 대대2리에 임야 4천평을 사들여 협동농장을 만든 뒤 이를 20여만평으로 확장, 88년부터 「아가동산」이라는 사이비교단을 운영하면서 신도 3백여명으로부터 47억여원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다.
교주 김씨는 또 김호웅씨 등과 함께 87년 8월 신도 최명호(40)씨의 아들 낙귀(당시 7세)군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돼지우리에 가둬 일주일간 굶기고 구타, 숨지게 했다. 또 88년 11월 자신의 장남 신모(35)씨와 교제한 (주)신나라레코드물류 직원 강미경(당시 21세·여)씨와 조직에서 탈출하려던 과수원 관리책임자 윤용웅(당시 46세)씨를 각각 살해해 농장안 야산에 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강씨 등과 함께 신도들로부터 강제로 기부받은 금품으로 82년 (주)신나라레코드물류를 설립, 3개 계열사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의 임금을 착취하고 신도들에게 부부관계를 금지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씨가 불법건축물 건조, 농지 불법전용 등의 혐의가 짙은데도 지금까지 23억여원의 영농자금을 지원받은 사실을 중시, 관련기관들도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수백억원대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김씨 재산에 대해서도 국세청 등의 협조를 얻어 조사, 착취여부를 캐기로 했다. 검찰은 13일 시신을 발굴할 예정이다.
◎교주 김기순씨/70년대 「삭발교」서 종교활동/신도 이끌고 「아가동산」 설립/“하늘에서 내려온 신” 우상화
김기순(56·여)씨는 신도들에게 살아있는 신 행세를 했다. 40년 부산에서 태어난 김씨는 남편 신현오씨와의 사이에 3명의 아들을 두고 있다. 김씨는 30대 초반부터 종교에 심취해오다 78년 12월 전북 익산에서 「삭발교」 교주 이모씨를 만난뒤 「아가야」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등 신임을 얻었다. 김씨는 이씨가 이단이라고 비판한 목사들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되자 신도들을 이끌고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과 묵동 일대에서 종교생활을 하다 82년 12월 신도들로부터 거둔 돈으로 현재의 이천 땅을 사들여 「에덴동산」이라는 협동농장을 만든뒤 88년 아가동산으로 개칭했다.
이후부터 『나는 신중의 신, 왕중의 왕이다. 내 말은 법이다』라고 자신을 하늘에서 내려온 신으로 본격 우상화하면서 신도들에게 부부생활을 못하게 하는가 하면 말을 듣지 않는 신도들을 감금 폭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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