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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환경파괴’ 인식은 발전 저해/이태양(이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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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환경파괴’ 인식은 발전 저해/이태양(이렇게 생각한다)

입력
1996.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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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깨뜨리어 헐어버림, 변화―사물의 현상·성질 등이 달라짐. 국어사전에 나온 두 단어의 뜻이다.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는 「환경파괴」란 말이 너무나 흔하게 쓰이고 있다. 우리 국토의 67%가 산이요, 7%는 강이나 호수이다. 나머지 26%가 전 인구가 생활하는 공간이다. 국민 일인당 597㎡의 협소한 면적이다. 산과 호수, 강의 일인당 할당면적 1,782㎡는 생활조건에 비하면 엄청난 크기이다. 때문에 이 중 많은 부분은 산업화를 위해 개발되어야 한다.

우리가 경제선진국 뿐아니라 문화·환경의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토가 어떤 형태로 개발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환경당국의 총체적 플랜이 우선 세워져야 한다. 먼저 전체 국토중 절대 환경보전지역을 설정해 국민의 정서·문화에 필수적인 면적을 확보하도록 하고, 개발은 하되 개발 후에도 개발전과 마찬가지의 환경기능을 갖도록 유도하는 지역, 개발 전후의 환경기능이 절반 정도는 유지되도록 유도하는 지역, 기타 개발지역 등으로 세분되어야 한다.

또한 산지 및 호수의 공간이 어떠한 분포로 이뤄져야 하며 어떠한 수종과 어족을 육성하여야 산업발전에 따른 공해(소음 대기 수질)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안락하고 편안한 환경을 향유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면적은 어느 정도인지 먼저 산정되어야 한다. 이렇게 산정된 필요공간과 배분된 공간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산업화를 위해 전용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는 국민소득 3만∼4만달러 시대를 향해 매진하고 있다. 앞에서와 같은 총체적인 환경플랜을 세우는 일은 국민소득의 향상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래야만 국민소득에 걸맞는 삶의 질 향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쾌적한 환경을 향유하기 위한 최소 필요면적과 장소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든 국토를 산업발전에 이용할 수 있는 토지로 하루 속히 전환시켜야 한다. 토지를 산업발전기지로 전환하는 과정에는 불가피하게 기존 환경의 변화가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개발에 따른 환경의 변화를 환경파괴란 단어로 오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은 개발이 파괴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언론과 공공기관, 사회지도층 인사까지도 이러한 표현을 거침없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같은 인식이 일반화하면 국가발전의 저해요인이 될 수도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마음을 거칠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우리 국토의 74%가 산과 호수이다. 우리가 꼭 지켜야할 환경의 청사진이 만들어지면 우리는 개발할 수 있는 보다 많은 면적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환경영향 평가기준은 저절로 만들어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발계획의 저해요인으로 치부되고 있는 환경영향 평가는 개발을 선도하고 주도하는 평가로 인식을 바꿀 수 있다. 이제부터 환경파괴란 말 대신 「환경의 변화」 개념을 도입했으면 한다.<다산컨설턴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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