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치 자신감 바탕 보수외교 펼쳐지난주 끝난 일본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과 이번주 시작된 예산위원회 질의에서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의 답변에는 전과 다르게 힘이 실려있다. 과반수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자민당이 단독정권으로 재집권했고 자신의 총리 재선을 무난하게 달성했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된 듯하다.
저명한 관료출신 의원이었던 부친 하시모토 류고(교본룡오)의 뒤를 이어 26세에 중의원에 당선된 뒤 59세로 이번 선거에서 12선을 기록했다. 그는 운수성·대장성·통산성·후생성장관과 자민당 간사장을 두루 역임해 「네오 뉴리더」 「양지의 정치가」로 불린다. 특유의 정책능력과 달변으로 21세기의 일본을 준비하는 총리직에 또다시 올랐다.
하시모토 총리는 행정·재정·경제구조개혁 등을 국정목표로 제시했듯이 일본이 21세기에도 일류국가로 남기 위해 국가개조에 가까운 대개혁 계획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당면과제인 경기회복에도 자신감을 은근히 비친다.
일본검도의 달인인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 TV광고에서 검도복을 입고 땀투성이 얼굴로 『일본에는 꿈이 부족하다. 꿈을 실현하자』고 말해 「사무라이」의 결연한 의지선언을 연상시켰고 이 전략은 적중했다. 난관과 백가쟁명이 예상되는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추진력과 결단력 외에 대안이 없다는 결정을 국민들로부터 끌어낸 것이다.
개원정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자민당 독자색강화』와 『하시모토컬러 선명화』는 한마디로 「자민당 총재=내각총리」의 정치적 리더십으로 국가과제를 돌파하자는 뜻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류는 한국, 중국 등 아시아국가들에게 한자락 우려를 던지고 있다. 교과서에서 군대위안부 서술부분을 삭제하자는 자민당내 주장,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해석개헌론 분출에서 드러나듯이 이같은 기류가 자칫 역사인식의 후퇴나 보수·우경화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경계다.
일본 유족회 회장을 지낸 그는 비공식적으로 중국에게 임기중 야스쿠니(정국)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참배는 마음의 문제』라고 공식 확인을 피하는 데서 나타나듯 정서적으로는 자민당 매파의 상속자이다.
『과거 침략전쟁에 반성을 표명한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전 총리 담화를 기본으로 아시아중시 외교를 펴겠다』는 마지노선을 설정했지만 하시모토 2기의 대외관계는 여전히 「구름 많음」이다.<도쿄=신윤석 특파원>도쿄=신윤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