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소비자 파산」 신청/금융기관·사채업자에 진 빚

◎40대 주부,법원에 면제 요청소비자신용거래의 확산과 거품경제의 후유증으로 일본에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소비자 파산」이 우리나라에도 상륙했다. 대학교수 부인인 현모(48·여)씨는 10일 『국내 12개 금융기관과 사채업자 2명에게 진 빚 2억6천여만원을 면제해 달라』며 서울지법에 파산선고신청을 냈다. 기업이 아닌 개인이 신용카드 거래대금이나 대출금 채무를 면제받기 위해 이른바 「소비자 파산」을 신청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어서 법원의 결정이 주목된다.

현씨는 신청서에서 『은행 대출금과 신용카드를 빌려갔던 오빠가 잠적, 채무를 인수하게 됐으나 재산이 없어 2억6천여만원의 부채를 갚을 수 없게 됐다』며 『현행 파산법에 따라 파산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이는 경우 파산법에 따라 모든 채무가 면제되지만 당사자는 파산자라는 불명예와 함께 공·사법상 각종 자격을 제한받게 된다.<이영태 기자>